한국의 순대외채무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6월 말 기준 순대외채무가 75억6000만달러로 3월 말에 비해 165억2000만달러 감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순대외채무는 정부 기업 은행 등이 외국에서 빌려 온 돈인 대외채무에서 외국에 빌려 준 돈인 대외채권을 뺀 것으로 대외채무가 많으면 순채무국,대외채권이 많으면 순채권국이 된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동향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안에 순대외채권국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2000년 2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 8년여간 순채권국 지위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3분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가 늘어나면서 순채무국이 됐다. 이후 순대외채무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239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326억3000만달러까지 증가했으나 올 들어 3월 말 240억8000만달러,6월 말 75억6000만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통화스와프 자금 상환 등으로 순대외채무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채권은 6월 말 3725억6000만달러로 3월 말보다 27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 부문의 대외채권은 3억4000만달러 줄었지만 통화당국의 대외채권이 254억달러 증가했다.

정부 부문의 대외채권은 3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비은행 금융회사와 공기업 및 민간 부문의 대외채권도 21억3000만달러 늘었다. 대외채무는 3월 말보다 늘었지만 증가 폭은 109억8000만달러로 대외채권에 못 미쳤다. 이 중 단기외채 증가액은 11억5000만달러에 그쳐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 비중은 3월 말 39.6%에서 6월 말 38.7%로 소폭 하락했다. 통화당국의 대외채무는 외국인의 통화안정증권 투자가 늘어나면서 21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 부문의 대외채무는 시중은행들이 해외 차입을 늘린 데 따라 6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유병훈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대외채무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순대외채무는 줄어드는 추세"라며 "올해 안에 다시 순대외채권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잔액은 -1013억3000만달러로 3월 말(-925억4000만달러)에 비해 마이너스 규모가 87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순국제투자는 우리나라의 개인과 기업이 외국에 투자한 대외투자에서 외국인과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대내투자를 뺀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