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간의 조망권 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부영그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건립 중인 이명희 회장의 주택에 대한 용산구청의 건축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고 19일 밝혔다.

부영 관계자는 "이명희 회장의 주택은 위법하게 지표면을 설정해 서울시 건축조례에서 지정한 높이 제한 8m를 초과하고 있다"며 "지하층도 사실상 지상층으로 지어져 전체 건물이 2층이 아닌 3층이어서 2층 이하로 짓도록 한 건축조례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쟁은 이명희 회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이중근 회장의 한남동 2층 주택 앞에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줄 집을 지으면서 시작됐다. 이중근 회장 측은 불법 건축으로 인한 조망권 침해 가능성을 주장하며 항의했지만 이명희 회장 측은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짓고 있다"며 예정대로 공사를 강행했다. 이중근 회장 측은 이에 지난 7월 서울지법에 이명희 회장과 정 상무,시공사인 신세계건설 등을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은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 측은 예정대로 새 건물이 들어서면 이중근 회장의 집은 2층까지 앞집 벽으로 막혀 조망권이 차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명희 회장의 집은 적법하게 지어지고 있으며 뒤늦게 부영에서 문제삼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