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역사 드라마 '선덕여왕'이 매서운 기세로 '국민드라마' 등극을 노리고 있다.

방송 26회를 맞은 18일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40%대를 넘어섰다. 지상파 TV의 시청률이 계속 하락해온 데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휴가철인 7~8월에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덕여왕'이 누리는 인기는 시청률 60%에 육박했던 '대장금'(2003~2004년 방영) 못지 않다는 평가다. 총 50회로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연장 방영이 결정되고 극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안방 극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으리란 분석.

드라마 전반부가 신라의 여걸 미실(고현정)을 중심으로 돌아갔다면,중반부 이후부터는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이요원)의 분투로 이야기의 축이 옮겨진다. 이를 통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선덕여왕'이 첫 방영 시청률 16%로 출발해 3회 20%,14회 30%를 넘기며 차근차근 시청률을 높여온 점도 기대 요인 중 하나. 이 과정에서 '사다함의 매화' 등 드라마 관련 내용을 족족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권에 올리는 열혈 시청자들을 확보해 둔 것도 '선덕여왕'의 향후 순항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선덕여왕'이 주체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과거 여성이 주인공인 사극 드라마는 '장녹수'나 '장희빈' 류의 여성이 벌이는 치열한 궁중 암투가 주를 이루었던 데다 여러 번 리바이벌돼 '식상하다'는 혹평을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