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마을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는 19일 이른 아침부터 섬주민들의 애도와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하의면 사무소 2층 회의실에 마련된 분향소는 18일 밤 10시께 목포에서 배로 도착한 영정과 조화 등으로 밤새 정성스레 차려졌고 동틀무렵부터 찾아온 조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오전 6시께 처음 조문한 김 전 대통령의 11촌 손자 김원인씨(71 · 하의면 대리)는 "서거가 하도 애석하고 안타까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 나왔다"며 "지난 4월 고향에 오셨다가 폭풍주의보가 내려 서둘러 떠나신 고인의 뒷모습이 생전의 마지막 기억이 되고 말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하루 하의도 분향소에는 150여명의 마을주민과 친지들이 찾아 분향과 헌화를 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일 분향소가 미처 준비되지 않아 발길을 돌렸던 11촌 손자 김정용씨(68 · 하의면 대리1구)는 조문을 마친 뒤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실 때에도 언제나처럼 기어이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으로 믿었는데 결국 우리곁을 떠나시고 말았다"며 "일손도 잡히지 않아 장의기간 동안 농사일을 미루고 장례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원 하의면장은 "하의도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들이 대부분 타계하거나 육지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며 "4촌~14촌과 외가쪽 친인척을 포함해 20여 명이 지금껏 고향섬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전에는 하의고등학교 교직원과 학생 24명이 분향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인솔교사 권혁정씨(물리)는 "학생들이 오전부터 조문을 가자고 조르는 등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커 현장교육 차원에서 조문을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우량 신안군수,군의회의장과 군의원들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생가에 들러 고인을 추모했다. 신안군은 이날부터 군수와 부군수가 장의기간 동안 하루씩 분향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하의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