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전세계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백신 수급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 본격적 가을철을 앞둔 북반구 국가들의 신종플루 백신 주문이 10억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지난 12일 기준 세계 신종플루 사망자가 1462명으로 급증,대유행 공포가 확산되면서 각국이 앞다퉈 백신 주문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그리스 네덜란드 캐나다 이스라엘 등은 전체 인구가 두번씩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고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인구의 30~78%에 해당하는 분량을 주문했다.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지난 2004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총 2억2000만명분이 공급됐다.

WHO는 초기 단계에선 백신 공급이 제한돼 각국 국민 모두가 혜택을 보진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일부 제약사에선 계절성 독감 백신 생산 때문에 신종플루 백신 생산이 늦어지고 있으며,자국 우선 공급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일부 국가의 경우 백신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종플루 백신을 어떤 계층에게 우선 공급할 것인가도 난제다.감염자 접촉이 잦은 의료업계 종사자가 1순위가 돼야 한다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학생 및 학부모 △천식·폐 질환자 △노인 등 가운데 누가 먼저 혜택을 봐야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사이 신종플루 사망자 및 감염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일본에선 지난 15일 첫 사망자가 나온지 불과 사흘만인 18일 당뇨병을 앓던 70대 남성이 추가로 사망했고 19일엔 나고야시에서 80대 여성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다발성 골수종과 심부전증 등 지병을 갖고 있던 이 여성은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중증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3~9일 전국 5000개 지정 의료기관에서 보고한 신종플루 환자 수는 총 4630명으로 병원 한곳 당 평균 0.99명으로 집계됐다.일 국립감염증연구소는 현재까지 일본내 신종플루 환자 수는 총 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7일 30대 여성이 숨지면서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가 15명으로 증가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 최대 성수기를 맞은 이탈리아 그리스 하와이 등 관광대국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이탈리아 남부 관광도시인 카프리는 올해 관광객 수가 작년보다 30% 줄었고,관광업이 지역경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하와이는 올 상반기 관광객들의 지출 규모가 전년대비 15% 감소했다.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WTO)는 올해 세계 관광 산업이 전년대비 4~6%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희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