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적대관계를 계속해온 그루지야가 옛 소련 동맹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공식 탈퇴했다. 그루지야 의회가 지난해 8월 러시아와 전쟁 직후 보복성 조치로 CIS 탈퇴를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그루지야가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를 장악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펴자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거주하는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그루지야와 전면전에 돌입했다. 전쟁은 5일 만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고 서방의 중재 아래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전쟁 이후 양측은 외교관계를 단절한 뒤 전쟁 책임을 놓고 비난 공방을 거듭했다.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둔 이달 초엔 러시아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최근 남오세티야 수도 츠힌발리와 주변 지역에서 그루지야가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 같은 일이 계속되면 무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면서 또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루지야는 이에 대해 "어떤 공격도 없었고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그루지야를 위협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몰도바 등 다른 CIS 회원국들도 러시아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가입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고,몰도바와 벨로루시는 EU의 동부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서방 쪽에 다가서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