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신뢰도 2배 높이면 성과는 기하급수로 증가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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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속도 스티븐 M. R 코비 지음│김경섭·정병창 옮김│김영사│524쪽│2만2000원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잭 스패로 선장은 자신을 이렇게 규정한다. "나는 정직하지 않아.솔직히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항상 정직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주의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정직한 사람이야.언제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지 예측할 수 없거든."
자신은 돌출 행동을 일삼으면서 남을 향해 일관성이 없다고 비꼬는 어투는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지만 선악을 떠나 최소한 자기 가치관과 신념에는 충실한 발언이다. 정직하지 않다는 정직한(?) 고백은 부하 해적들을 움직이는 지배력의 원천이자 강력한 포스로 작용한다. 말과 행동이 맞물려 돌아가는 '일치성'의 하드 파워가 겸손과 성실이라는 소프트 파워와 결합되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며 세상은 보다 아름다워지게 된다.
'2005년 이탈리아 마스터스 대회에서 테니스 챔피언 앤디 로딕은 스페인 출신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와 만났다. 로딕에게 유리한 매치 포인트의 순간에 베르다스코가 두 번째 서브를 하자 선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관중은 로딕에게 환호를 보냈고 베르다스코는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해 네트로 다가섰다. 하지만 로딕은 그 점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공이 선 안에 들어왔다고 말하고 주심에게 코트 위의 희미한 자국을 가리켰다. 정신이 번쩍 든 주심은 로딕의 이의를 받아들여 판정을 번복했고 포인트는 베르다스코에게 주어졌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로딕은 자신에게 불리한 이의 신청을 했던 것이다. 결국 경기는 그의 패배로 끝났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신뢰였다. '
《신뢰의 속도》는 '경영에 있어 신뢰의 중요성을 수치화하여 밝혀 낸 수작'이라는 호응을 얻은 베스트셀러다. 자기 계발의 대가 스티븐 R 코비의 아들인 저자가 코비리더십센터의 최고경영자(CEO)로 3년을 근무한 결과 매출 두 배,수익 1200% 향상,주주 가치 54배 증가라는 탁월한 실적을 일궈 냄으로써 진실을 기초로 한 믿음이 유형의 경제 자산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일반적 비즈니스 패턴인 '전략?C실행=성과'에다 신뢰성을 도입해 '(전략?C실행)신뢰=성과'라는 공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때 낮은 신뢰는 '사무실 정치,개인 · 부서 간 과다 경쟁,극단적인 승패 인식,자기 보호적인 의사소통'을 낳아 큰 비용 부담을 떠안기므로 순성과가 떨어지는 '세금'이 되고 높은 신뢰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 순성과가 높아지는 '배당'이 된다는 논리다.
그럼 신뢰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 것일까. 대개는 좋은 사람,도덕성 있는 사람 등 성품 위주로 따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신뢰는 성품과 역량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성품에는 성실성 · 동기 · 의도가 포함되고 역량에는 능력 · 기술 · 실적이 포함된다. 글로벌 경제에서 윤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뢰의 성품 측면이 급속하게 시장 진입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지만,역량 측면 역시 신뢰의 필수적 요건이라는 것이다.
'나는 가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가톨릭 주교를 생각한다. 그는 도둑질한 장발장을 용서하고 믿음으로써 장발장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또 나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를 깊이 신뢰한 앤 설리번 선생을 기억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선하고 믿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회사를 설립한 기업가 피에르 오미디아르를 생각한다. '
주위 동료들이 자기 일만 챙기고 승진에만 목을 매고 있다면,과거에 사람을 믿었다가 크게 손해 본 적이 있다면,자식들이 크면서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면,곧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한직으로 밀려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펴 볼 일이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자신은 돌출 행동을 일삼으면서 남을 향해 일관성이 없다고 비꼬는 어투는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지만 선악을 떠나 최소한 자기 가치관과 신념에는 충실한 발언이다. 정직하지 않다는 정직한(?) 고백은 부하 해적들을 움직이는 지배력의 원천이자 강력한 포스로 작용한다. 말과 행동이 맞물려 돌아가는 '일치성'의 하드 파워가 겸손과 성실이라는 소프트 파워와 결합되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며 세상은 보다 아름다워지게 된다.
'2005년 이탈리아 마스터스 대회에서 테니스 챔피언 앤디 로딕은 스페인 출신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와 만났다. 로딕에게 유리한 매치 포인트의 순간에 베르다스코가 두 번째 서브를 하자 선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관중은 로딕에게 환호를 보냈고 베르다스코는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해 네트로 다가섰다. 하지만 로딕은 그 점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공이 선 안에 들어왔다고 말하고 주심에게 코트 위의 희미한 자국을 가리켰다. 정신이 번쩍 든 주심은 로딕의 이의를 받아들여 판정을 번복했고 포인트는 베르다스코에게 주어졌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로딕은 자신에게 불리한 이의 신청을 했던 것이다. 결국 경기는 그의 패배로 끝났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신뢰였다. '
《신뢰의 속도》는 '경영에 있어 신뢰의 중요성을 수치화하여 밝혀 낸 수작'이라는 호응을 얻은 베스트셀러다. 자기 계발의 대가 스티븐 R 코비의 아들인 저자가 코비리더십센터의 최고경영자(CEO)로 3년을 근무한 결과 매출 두 배,수익 1200% 향상,주주 가치 54배 증가라는 탁월한 실적을 일궈 냄으로써 진실을 기초로 한 믿음이 유형의 경제 자산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일반적 비즈니스 패턴인 '전략?C실행=성과'에다 신뢰성을 도입해 '(전략?C실행)신뢰=성과'라는 공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때 낮은 신뢰는 '사무실 정치,개인 · 부서 간 과다 경쟁,극단적인 승패 인식,자기 보호적인 의사소통'을 낳아 큰 비용 부담을 떠안기므로 순성과가 떨어지는 '세금'이 되고 높은 신뢰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 순성과가 높아지는 '배당'이 된다는 논리다.
그럼 신뢰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 것일까. 대개는 좋은 사람,도덕성 있는 사람 등 성품 위주로 따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신뢰는 성품과 역량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성품에는 성실성 · 동기 · 의도가 포함되고 역량에는 능력 · 기술 · 실적이 포함된다. 글로벌 경제에서 윤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뢰의 성품 측면이 급속하게 시장 진입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지만,역량 측면 역시 신뢰의 필수적 요건이라는 것이다.
'나는 가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가톨릭 주교를 생각한다. 그는 도둑질한 장발장을 용서하고 믿음으로써 장발장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또 나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를 깊이 신뢰한 앤 설리번 선생을 기억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선하고 믿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회사를 설립한 기업가 피에르 오미디아르를 생각한다. '
주위 동료들이 자기 일만 챙기고 승진에만 목을 매고 있다면,과거에 사람을 믿었다가 크게 손해 본 적이 있다면,자식들이 크면서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면,곧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한직으로 밀려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펴 볼 일이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