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보험회사 직원 박모 씨(29 · 여)는 다음달 영국으로 올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 4년간 성수기인 7,8월에 여름휴가를 보냈으나 어딜 가도 사람에 치여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생각해서다. 뙤약볕 아래 관광을 다니면 쉽게 지쳐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박 씨는 "결혼한지 얼마 안돼 아기도 없고 회사에서도 1년간 주어진 연차를 시기에 상관없이 쓸 수 있게 해줘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계획했다"며 "미혼이거나 결혼했어도 아이가 없는 젊은층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중순에 걸쳐 휴가를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늦은 휴가를 떠나는 '9월 휴가족'이 늘어 나면서 항공사의 국제선 예약율이 상승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9월 예약률이 일본 노선의 경우 작년에 비해 12%포인트,유럽 노선은 10%포인트 높아졌고 전 노선 예약률도 평균 5%포인트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동남아 노선 9월 예약률은 작년에 비해 8%포인트,국제선 전 노선은 평균 2%포인트 높아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년에 비해 좌석공급을 9% 늘렸고 신종플루 등 각종 악재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도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은 8월말과 9월초에 걸쳐 늦은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젊은층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9월 휴가족'을 겨냥해 각종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한달 동안 홈페이지에서 피지행 항공권을 구입하는 탑승객들에게 호텔패키지 이용권 등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출발하는 도쿄,베이징,홍콩 등 14개 노선의 왕복항공권을 오는 27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발권할 경우 최대 14%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외국 항공사인 핀에어는 유럽행 항공권을 9월4일까지 발권할 경우 약 70만원에 제공하는 가을특가 상품을 내놨다. 델타노스웨스트 항공은 오는 25일부터 9월13일 사이에 출발하는 LA행 항공권을 성수기보다 35%싼 가격인 96만9800원에 판매한다. 제주항공은 9월말까지 3인 이상 가족이 제주로 가는 오후 3시 이후 항공편과 제주에서 출발하는 낮 12시 이전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30% 할인 해주준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