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에서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이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에코(Eco · 친환경) 발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경기회복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이 발전소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에코 발전의 설비투자가 최근 2년 새 두 배로 늘었다"며 "세계 전체 발전에서 차지하는 자연 에너지(수력 발전은 제외) 비율은 현재 1% 수준이지만 2020년에는 약 10%로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최근 바다 위에 대형 풍력 발전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미국에선 태양광 발전 계획 등이 잇따라 수립되는 등 에코 발전이 보다 일반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처럼 에코 발전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앞으로 강화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비한 것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 기존 화력 발전소 등의 배출 비용이 올라가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전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낮았던 에코 발전소로선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향상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각국의 온난화 대책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08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만 10곳에서 원전 건설이 시작됐다. 이는 198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작년 말 현재 전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는 44기에 달한다. 운전 중인 원전은 438기로 세계 전력 수요의 14%를 담당하고 있다.

IAEA는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의 과반수는 아시아에 있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원전 이용이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의 영향 등으로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 원전 건설이 부진했다. 하지만 원유 가격 급등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각국이 원전 건설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원전 건설이 붐을 이룸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전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들의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자로 제조업체는 물론 원전 관련 소재 · 부품 기업의 기술 개발에도 올해부터 3년간 총 70억엔(약 91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원전 수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대형 중공업업체인 IHI와 고베제강소 등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과 민간 기업의 자기부담분을 합칠 경우 앞으로 3년간 총 100억엔(약 1300억원)가량이 관련 기술 개발 등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원전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보고 지금까지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중공업 등 3개사에 보조금을 지원,차세대 원자로 기술 개발을 적극 뒷받침해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김동욱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