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대한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글로벌 시장 내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이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주목받으면서 IT와 자동차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진 결과다.

20일 현대차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3년8개월여 만에 장중 10만원을 찍고 4.50% 뛴 9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차와 삼성전기도 이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전날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운 삼성전자도 사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이처럼 IT와 자동차가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은 2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기간)을 거치면서 증시 주도주로 확실히 자리잡아 증권사들의 추천과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기관투자가들도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을 따지기보다는 실적이 좋아진다는 말만 나오면 다른 종목을 팔아서라도 IT와 자동차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IT와 자동차에 대한 쏠림현상의 배경으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점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등에서 글로벌 IT업계의 리더로 부상했고,현대차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톱3'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는 진단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난해 터진 글로벌 위기에서 국내 IT와 자동차가 구조조정의 승자로 자리매김해 투자자들의 선택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IT와 자동차주 보유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주가 10만원 시대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삼성전자도 주가 100만원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