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 전까지 쓴 일기가 21일 공개된다. 김 전 대통령 측의 최경환 비서관은 20일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시기 한 달 전까지 쓴 일기 중 일부를 4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만들어 내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기는 지난 1월1일부터 6월4일까지 약 100일 동안 고인이 하루하루 느낀 소회와 단상을 다이어리에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유족 측에 따르면 일기 원본의 분량은 100페이지 정도.매일 쓰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1페이지씩 100일 분량 정도로 작성됐다.

일기의 상당 부분이 한자로 적혀 있어 김 전 대통령 측이 한글로 풀어 공개하기로 했으며 개인적인 내용을 제외한 전체 분량의 3분의 1 정도를 이번에 공개한다. 최 비서관은 "나머지 일기 전체 내용 공개 여부는 이희호 여사와 상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기에는 김 전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소회와 부인 이희호 여사를 향한 애틋한 사랑，동교동 사저 정원의 꽃과 나무에 대한 단상,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 인사들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기 내용을 읽어 본 최 비서관이 "내용을 처음 본 뒤 전율을 느꼈다"고 밝혔듯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심경과 남북관계와 관련한 현 정부에 대한 인식 등 공개 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민감한 내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