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을 빼고 현대정치사의 궤적을 말할 수 없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간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한국인으로선 첫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장(國葬)으로 장례를 치르는 기록도 갖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했던 정치 역정을 숫자로 풀어본다.

#1(노벨 평화상 · 남북정상회담 · 국장)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간 수평적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이어 2000년 6월15일 북한을 방문,분단 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그해 12월10일 햇볕정책의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3(국회의원 · 대통령선거 낙선)

6선(5~8대 · 13~14대, 1961년 강원도 인제에서 5대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5 · 16쿠데타로 사흘 만에 의원 자격이 박탈된 것을 제외하면 5선)에 성공하며 '정치 9단'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앞서 3 · 4대 보궐에서 낙선했고 5대 총선에선 당선되자마자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도합 세 번 고배를 마셨다. 대통령선거(7 · 13 · 14대)도 세 번 실패했다.

#4(신당 창당 횟수)

세 번의 대선 실패 속에서도 평화민주당(1987년),민주당(1991년),새정치국민회의(1995년),새천년민주당(2000년) 등을 창당해 대표직에 올랐다.

#14(명예 박사학위)

1983년 미국 망명 시절 받은 에모리대 명예 법학박사를 시작으로 총 14개의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에는 러시아 외교아카데미에서 정식 박사학위(정치학)를 취득했다.

#43(정계 입문에서 대선 승리까지)

1954년 전남 목포에서 3대 총선에 출마,정치권에 투신(낙선)한 뒤 97년 대통령이 될 때까지 43년이 걸렸다.

#71(투옥개월 수)

1977년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34개월,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한 내란음모 31개월 등 71개월 동안 투옥됐다.

#319(최장시간 국회연설)

6대 국회에서 1964년 4월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319분(5시간19분) 동안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연설을 했다. 역대 최장시간 국회 연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1087(망명일 수)

유신 직후인 1972년 10월부터 73년까지 미국과 일본에 310일간 1차 망명,전두환 정권 때인 82년 12월부터 85년 2월까지 777일간 미국으로 2차 망명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