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이동전화 요금부담을 낮추기 위해 휴대폰 보조금을 받지 않은 가입자들에게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들의 상품 개발을 유도키로 했다. 또 선불요금상품 확대 및 요금인하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전성배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향후 정책방안' 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단말기 보조금을 받는 대신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짜 폰을 뿌려서라도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이동통신 경쟁의 초점을 요금인하쪽으로 전환시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전 과장은 "보조금 대신 요금을 깎아주는 상품이 출시되면 휴대폰을 자주 바꾸지 않아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던 장기 가입자들의 차별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동전화 이용빈도가 낮은 사람들이 요금을 절감할 수 있도록 저렴한 선불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고 무선데이터 분야에서도 다양한 정액상품 출시를 유도해 요금부담을 낮춰나갈 계획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이동전화 요금 수준을 다른 나라와 비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 등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다. OECD 정보통신위원회(ICCP) 정보통신정책분과위원회(CISP) 부의장인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기준 국내 월평균 통화량은 320분으로 OECD 평균 208분의 1.5배에 달하며 문자메시지(SMS) 이용건수도 미국 일본 다음으로 많다"며 "최근 OECD가 내놓은 국제요금 비교 기준을 국내 현실 기준으로 재분류하면 우리나라 요금 순위가 크게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도 "지난 1분기 월평균 통신비 지출액은 전체 소비지출의 5.8%(13만4178원)로 2007년에 비해 3.8% 하락했으며 물가상승률(6.5%)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10.3% 하락한 셈"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박민수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OECD 요금 비교에서 한국 요금 순위가 2년 전에 비해 뒷걸음친 게 사실"이라며 "특히 중량,다량 사용자를 위한 요금 인하 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