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에 사는 중학생 하모양(14)은 최근 수년간 키가 1년에 5㎝도 자라지 않았다. 하양의 어머니는 자신의 키가 150㎝도 못돼 딸도 작다고 자책하다가 지난해 12월 지인의 소개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키드키본방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원에선 식욕 부진과 타고난 허약체질,약간의 척추 측만 등을 저성장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녹용 홍화 백봉령 사인 등으로 구성된 한약과 식사요법,운동요법 등을 처방했다. 다행히 하양은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이었다. 6개월가량 한의원의 지침에 따라 실천하자 149.4㎝였던 신장이 157.0㎝로 커졌다.

키드키본방한의원은 1972년부터 1996년까지 경희대와 경원대에서 한의대 교수를 지낸 구본홍 원장(86)이 지난해 미국에서 귀국해 세운 어린이 성장 전문 한방클리닉이다. 경희대 한의대와 고려대 의대를 나온 구 원장은 양 · 한방 협진의 원조로 경희대 한방병원장과 강남차병원의 초대 한방병원장을 지내면서 한의학 및 보완대체의학을 서양의학과 융합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 한의원은 아이들의 성장판 상태뿐만 아니라 아토피,편도선염,알레르기성 비염,면역기능의 이상,편식이나 과식,빈혈이나 내과질환으로 인한 허약증 등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약 · 식사 · 운동요법으로 건강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구 원장은 "어린이는 맥이 성인보다 간단하고 치료효과가 뚜렷해 미래의 동량을 키운다는 보람으로 성장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며 "엄선된 한약재를 조화롭게 처방하고 식사와 운동을 강조하는 게 성장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방의 산업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인 와이즈메디(대표 조미희)를 세워 △성장 전문 한의원의 프랜차이즈 사업 △왜소증 · 아토피피부염 · 간질환 · 스태미너 등을 개선하는 한방신약 개발 △초오(草烏)를 발효시켜 만든 진통제 한약 개발 △피부미용 씨앗크림,한방 혈전용해제,아토피용 외용제,건강기능식품의 유통 △전통의학 비법을 계승할 후진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 원장은 축적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암 간경화 뇌졸중 심장병 불임 등 난치병 극복에도 적극적이다. 1980년대 중반 당시 내로라하는 정계 · 재계 · 관계 인사를 진맥하고 치료한 경력도 갖고 있다.

그는 "간경화나 암 등은 최고급 웅담이나 산삼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과거처럼 좋은 원료를 구하기 어렵고 약재 구입비만 수천만~1억원이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