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에임하이 주가가 장마감 동시호가 직전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단숨에 추락했다.

동시호가 직전까지 6000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단 5분 만에 4450원까지 수직 하강했고, 하한가에 매도하겠다는 물량은 순식간에 12만주를 넘어섰다.

에임하이의 이 같은 급락세는 김현두 현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결정한 '반값' 증자결정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임하이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49만주(약 16억원)를 김 대표에게 배정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러한 이사회 결의는 장마감 직전 공시를 통해 전해졌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1주당 3335원. 이는 공시직전 주가(6010원)대비 반값에 해당하는 싼 가격이다.

통상 제3자배정 유상신주의 가격은 통상 청약일전 과거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총 거래금액을 총 거래량으로 나눈 가격)를 기준주가로 정하고, 이에 10% 할인율을 적용하게 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준주가에 대한 할인율을 적용해 신주의 발행가액을 책정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주주가 이처럼 현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면 그동안 오른 가격은 거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새로 배정받는 주식은 앞으로 1년 동안 시장에 내다팔 수 없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내년 9월까지 보호예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신주 매입가격이 너무 싸다면 그 이상 주가는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에임하이 주가는 이날 장마감 직전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7일째 상한가를 기록중이었다. 지난 13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는 소식이 주가를 연일 밀어올렸다. 이른바 '묻지마식 투자'가 진행된 셈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도 19일 에임하이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에임하이는 지난 6월말 현재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영업실적이 5년 6개월 동안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도 19억원을 웃돌고, 당기순손실은 50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은 8억원에 불과하다.

에임하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가가 급등한다고 해서 회사 내부에 운영자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 회사운영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표이사를 상대로 증자하려는 계획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