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의료보험 개혁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법안을 쪼개고 끼워넣어 표결 처리하자는 묘안까지 짜내고 있다.

법안 '쪼개기'와 '끼워넣기'가 필요한 곳은 상원이다. 상원에서는 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전술인 필리버스터를 통해 표결 처리를 막을 수 없도록 반드시 60표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의보개혁 법안 중 예산과 관련된 부분을 2010년도 예산안에 끼워넣어 처리하고,정책과 관련된 부분은 별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회 규정상 예산과 관련된 법안은 60표가 아니라 51표의 찬성표만 얻어도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른바 '조정(reconciliation)'이라고 불리는 절차다. 반대진영은 현재 정책부분보다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예산부분에 불만과 우려가 더 많다.

예산부분은 전국민으로 보험확대를 위한 세금인상 등이,정책부분은 보험가입 의무화 등이 꼽히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렇게 분리하면 표결 절차가 훨씬 빨라져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올 연말까지 개혁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쟁점으로 부상한 공공보험 도입 문제는 두 부분 중 어디로 정리해 처리해야 할지 성격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해 "공공보험을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 "우리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