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점치는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년 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국제신용평가회사인 S&P도 지속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IMF "2011년 한국 성장률 5.2%"

IMF는 21일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성장률을 내년 2.5%에 이어 2011년 5.2%로 전망했다. 2012년 이후에도 4%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포인트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내년 이후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IMF는 또 재정수지가 추가경정예산 등 확장적 재정지출로 올해 -2.9%,내년 -4.0%로 악화되겠지만 2011년 -1.6%,2012년 -0.3%로 적자 폭이 줄어든 뒤 2013년에는 1.0%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이 2014년이 돼서야 재정 균형을 이룰 것이란 당초 전망을 수정했다.

1인당 GDP도 올해 1만6354달러에 그치겠지만 내년 1만7301달러,2011년 1만8771달러,2012년 2만448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256억달러에서 2013년 234억달러,2014년 2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통화정책은 적절"

IMF는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충격을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신속한 정책대응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재정지출 확대 정책으로 올해 재정적자 폭이 커지겠지만 GDP를 1~1.5%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고,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통화 정책은 적절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에 따라 한국이 경기침체에서 탈출하려면 충분한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2010년까지 재정확장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IMF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 등 이점이 사라져 급격한 경기회복세를 유지할지 불확실하다"며 "무역 상대국들의 부진한 경기회복,과도한 주택대출,중소기업의 무리한 대출 등이 복병"이라고 지적했다. 유가 상승도 한국이 안고 있는 난제로 꼽았다.



◆S&P도 긍정적 전망 내놔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이날 방한한 S&P 실사단도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S&P의 수비르 고칸 아 · 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등 아시아가 경기회복을 시작했고 지속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하반기 성장은 상반기보다 좋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행 -2.3~-2.8%에서 -2~-1.5%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며 "내년 성장률도 4%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킴응 탄 정부 · 국제재정 신용평가담당 국장은 "1~2년간 한국 현 신용등급(A)을 상향 또는 하향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은 북한문제와 높은 수출의존도,소득대비 가계부채 증가 등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한편 권재민 한국기업 · 정부부문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한국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권 상무는 "지난 3년간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여신을 53% 늘렸을 정도로 지나치게 많이 공급했다"며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부문의 부실채권이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명/박신영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