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의 북한 고위급 조문단이 21일 서울에 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당국자가 남한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남북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북한 조문단은 이날 오후 2시께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홍양호 통일부 차관의 영접을 받았다. 조문단은 국회에 차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했다.

북측이 개성공단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 석방에 이어 '12 · 1 조치(육로통행 제한)' 해제 등 최근 들어 잇따라 대남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 간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비서는 이희호 여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홍 차관에게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말했다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이 김 위원장의 친서나 메시지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할 경우 회동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김 전 대통령측 인사들이 북한 조문단과 가진 만찬장에 통일부 관계자가 참석,남북 고위급 면담 등에 관한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김유미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