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現정부 첫 고위급 회동…남북관계 진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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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통일, 북 조문단 공식면담
'5개 합의사항' 이행 빨라질 듯…청와대 방문 성사 초미의 관심
'5개 합의사항' 이행 빨라질 듯…청와대 방문 성사 초미의 관심
북한 조문단이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공식 면담을 갖기로 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남북 간 실질적인 고위급 대화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6개월 동안 끊겨왔다. 때문에 이번 남북 당국자 간의 공식 회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향후 남북 관계를 점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조문단이 22일 오후 귀환하기 전 청와대 방문이 이뤄질지 미지수이지만 일단 현인택 통일부 장관 면담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때 합의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5개 합의사항의 이행에 진전이 기대된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이 공항에서 조문단을 영접했고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북측 조문단 만찬에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를 비롯한 북한의 조문단과 우리 측 간에 의제 조율을 비롯한 협의가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문단은 서울 도착 직후 남측 인사들에게 대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비서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민족화합과 북남 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며 "내일까지 여기 있는데 그 사이 여러분을 다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우리 정부 직제로 치면 장관급 이상이고,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다. 당초부터 우리 당국과의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우리 정부도 어떻게든 경색 국면을 타파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8 · 15 경축사'에서 "남북 간의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혀둔다"고 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조문단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현정은 회장의 방북,이번 조문단 방한 과정에서 북한이 정부를 배제한 '통민봉관(通民封官)' 전술을 구사한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이 설립한) 아태평화재단이 초청 주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먼저 만나자고 할 이유는 없고 조문단이 공식적 성격으로 오지도 않은 만큼 현재로서 회동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문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왔다거나 메시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밝혀 여지는 남겨뒀다. 이 관계자는 또 "그쪽의 요청이 있으면 만날 수는 있지만 그렇더라도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며 비밀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문단과 이 대통령의 회동성사 여부는 막판까지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 청와대 관계자가 "모양새도 갖춰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의례적인 만남이라든가 북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듣는 자리가 돼선 곤란하다는 뜻이다.
홍영식/구동회 기자 yshong@hankyung.com
특히 조문단이 22일 오후 귀환하기 전 청와대 방문이 이뤄질지 미지수이지만 일단 현인택 통일부 장관 면담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때 합의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5개 합의사항의 이행에 진전이 기대된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이 공항에서 조문단을 영접했고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북측 조문단 만찬에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를 비롯한 북한의 조문단과 우리 측 간에 의제 조율을 비롯한 협의가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문단은 서울 도착 직후 남측 인사들에게 대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비서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민족화합과 북남 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며 "내일까지 여기 있는데 그 사이 여러분을 다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우리 정부 직제로 치면 장관급 이상이고,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다. 당초부터 우리 당국과의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우리 정부도 어떻게든 경색 국면을 타파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8 · 15 경축사'에서 "남북 간의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혀둔다"고 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조문단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현정은 회장의 방북,이번 조문단 방한 과정에서 북한이 정부를 배제한 '통민봉관(通民封官)' 전술을 구사한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이 설립한) 아태평화재단이 초청 주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먼저 만나자고 할 이유는 없고 조문단이 공식적 성격으로 오지도 않은 만큼 현재로서 회동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문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왔다거나 메시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밝혀 여지는 남겨뒀다. 이 관계자는 또 "그쪽의 요청이 있으면 만날 수는 있지만 그렇더라도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며 비밀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문단과 이 대통령의 회동성사 여부는 막판까지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 청와대 관계자가 "모양새도 갖춰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의례적인 만남이라든가 북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듣는 자리가 돼선 곤란하다는 뜻이다.
홍영식/구동회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