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는 주택 관련 지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회복 여부는 실업과 함께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뉴욕증시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뉴욕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기존주택 판매가 2007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미 주택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26일 미 상무부는 7월 신규 주택 판매실적으로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6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한 신규 주택판매가 7월에도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 판매가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이 어느 정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현상으로,증시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6월 S&P-케이스 실러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한다. 미국 20대 대도시 집값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 지수가 5월에는 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가격이 전월에 비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이 지수가 6월에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주택시장과 함께 민간 소비와 관련된 지표들도 관심거리다. 소비는 미국 경제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선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28일 발표되는 개인소득과 소비자 지출 현황은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다. 또 25일에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가,26일엔 7월 내구재 주문실적이 나온다. 최근 증시 움직임에 비춰볼 때 소비 관련 지표가 바닥을 친 것이란 신호만 나오면 뉴욕 주가는 한 단계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DM파이낸셜의 마이클 쉘던 시장전략가는 "그동안 실업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소비와 관련된 통계들은 좋지 않게 나왔다"며 "하지만 제조업과 생산 관련 통계의 개선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후퇴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가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실업 문제는 당분간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주 연속 시장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던 최초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그만큼 미국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인해 배럴당 74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국제유가 흐름도 관심사다. 최근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 신호로 비쳐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유가가 급속히 오르면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