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글로벌 경제 향방 美소비·中성장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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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 참여자들의 관심이 각종 경제지표 동향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논쟁도 2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올 3월 이후 경기논쟁의 초점은 각국의 경기바닥 탈출 여부였다. 일부 국가들은 아직도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고,바닥을 탈출한 국가들도 공식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경기진단에 있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합선행지표로 볼 때 각국의 경기는 1분기에 바닥을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기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은 세계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지속될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증시는 이 논쟁 결과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경기회복의 모양은 회복속도에 따라 'V자형'과 'U자형'으로 엇갈린다. 같은 'U'자형이라도 침체모양에 따라 '나이키 커브론'과 '바나나형'으로 구분된다. 또 회복 후 다시 침체되는 '더블 딥' 시각에도 'W자형'과 이 같은 현상이 몇 차례 반복된다는 의미의 '트리플 W형'이 있다.
이 중 증시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것은 이제 회복국면에 막 진입한 각국의 경기가 과연 다시 침체하는 '더블 딥'으로 갈지 여부다. 일부 비관론자들의 시각처럼 글로벌 경기가 '더블 딥'에 빠진다면 올 상반기에 상승했던 주가가 하반기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의 '더블 딥' 여부를 알아보려면 여러 변수들을 점검해 봐야 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는 총수요 항목별 국내총생산(GDP) 기여도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선진국 국민들의 소비와, 다른 하나는 이번 위기극복을 주도한 중국 경기의 향후 성장성이다.
선진국 소비와 관련해 최근 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이 종전처럼 위기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디레버리지(부채축소) 현상인지 아니면 소비행태가 구조적으로 변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다. 후자라면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최소한 미국의 경우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의료 법률 문화 컨설팅 등의 서비스 가격이 높은 반면 수요탄력성은 낮아 서비스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어 쉽게 줄일 수 없는 구조다.
또 1920년대 미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대형 쇼핑몰이 50년대 이후 팽창하면서 미국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정착됐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시장일 뿐 아니라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 다른 국가들이 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수출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소비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경제의 성장성에 대해선 위기 이후를 더 밝게 보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이 많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승자독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자산시장에 황금시대를 가져다 준 2007년과 맞먹는 11%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과 달리 경기와 주가가 밝게 예상된다 해도 금융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어서 시장은 언제든지 반전될 변수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경제주체들과 증시 참여자들이 경기와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는 펀더멘털이 토대가 되는 것이지만 위기가 극복되는 초기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올 3월 이후 경기논쟁의 초점은 각국의 경기바닥 탈출 여부였다. 일부 국가들은 아직도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고,바닥을 탈출한 국가들도 공식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경기진단에 있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합선행지표로 볼 때 각국의 경기는 1분기에 바닥을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기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은 세계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지속될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증시는 이 논쟁 결과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경기회복의 모양은 회복속도에 따라 'V자형'과 'U자형'으로 엇갈린다. 같은 'U'자형이라도 침체모양에 따라 '나이키 커브론'과 '바나나형'으로 구분된다. 또 회복 후 다시 침체되는 '더블 딥' 시각에도 'W자형'과 이 같은 현상이 몇 차례 반복된다는 의미의 '트리플 W형'이 있다.
이 중 증시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것은 이제 회복국면에 막 진입한 각국의 경기가 과연 다시 침체하는 '더블 딥'으로 갈지 여부다. 일부 비관론자들의 시각처럼 글로벌 경기가 '더블 딥'에 빠진다면 올 상반기에 상승했던 주가가 하반기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의 '더블 딥' 여부를 알아보려면 여러 변수들을 점검해 봐야 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는 총수요 항목별 국내총생산(GDP) 기여도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선진국 국민들의 소비와, 다른 하나는 이번 위기극복을 주도한 중국 경기의 향후 성장성이다.
선진국 소비와 관련해 최근 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이 종전처럼 위기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디레버리지(부채축소) 현상인지 아니면 소비행태가 구조적으로 변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다. 후자라면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최소한 미국의 경우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의료 법률 문화 컨설팅 등의 서비스 가격이 높은 반면 수요탄력성은 낮아 서비스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어 쉽게 줄일 수 없는 구조다.
또 1920년대 미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대형 쇼핑몰이 50년대 이후 팽창하면서 미국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정착됐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시장일 뿐 아니라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 다른 국가들이 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수출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소비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경제의 성장성에 대해선 위기 이후를 더 밝게 보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이 많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승자독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자산시장에 황금시대를 가져다 준 2007년과 맞먹는 11%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과 달리 경기와 주가가 밝게 예상된다 해도 금융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어서 시장은 언제든지 반전될 변수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경제주체들과 증시 참여자들이 경기와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는 펀더멘털이 토대가 되는 것이지만 위기가 극복되는 초기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