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이달 들어 증시 대표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을 지속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에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도 빼지 않고 순매도를 이어가 1조558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기관 전체 순매도 금액(3조5016억원)의 44%가 넘는 규모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12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LG화학 포스코 현대중공업 현대차 SK텔레콤 하이닉스 등도 500억원 이상씩 처분했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연기금의 집중적인 매도 타깃이 됐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은 올해 연간 주식투자 목표수익률을 이미 달성한 만큼 차익을 실현해 수익을 확정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기금 매도배경을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주식 비중이 높아진 만큼 증시 대표주를 처분해 주식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기금이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사들이는 종목도 있어 관심을 끈다. 연기금은 이달에 한화 한진해운 KCC 엔씨소프트 OCI 삼성SDI 대우인터내셔널 LG하우시스 삼성테크윈 한전KPS 우리투자증권 등을 각각 1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지수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오른 중 · 대형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달에 연기금이 36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산 한화는 대한생명 가치가 다시 주목받을 시점이란 분석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아 최근 이틀간 11.87% 급등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생명의 운용자산이 약 39조원에 달하는데 금리 상승기여서 운용자산 수익률이 증가할 것이고,이는 대한생명 지분 67%를 갖고 있는 한화그룹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