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X(외환)마진거래 시장은 증권사 등 새로운 사업자의 참여로 인해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시장이 초기단계인만큼 제도나 정책변수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FX마진거래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겁니다"

미국의 FX 전문 트레이딩 솔루션 업체 아발론캐피탈홀딩스의 블라디미르 카펜코프 경영자(CEO·사진)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FX마진거래란 서로 다른 통화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거래다. 환율의 방향성이 아니라 가격 차이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매매이기 때문에 환율 하락·상승기에 모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레버리지가 커 적은 돈으로도 큰 규모의 돈을 굴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FX마진거래 시장은 2005년에 개설됐다. 작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환율의 변동으로 개인의 참여가 커지면서 거래량이 351조원(올 5월 기준)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시장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선물업 인가를 통해 FX마진거래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객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FX마진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외환, 한맥, 유진, 우리, 부은, 삼성, KR선물 등이 일부 선물회사가 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24시간 FX마진거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올 2월 자본시장법 발표로 증권사의 시장 진출도 가능하게 됐다.

블라디미르 카펜코프 CEO는 "한국의 FX마진시장 규모는 올해 5000억달러(620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10년에는 새로운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로 인해 7350억달러(912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투기성 거래와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FX마진거래를 할 때 내야 하는 위탁증거금률을 현행 2%에서 5%로 높이기로 한데다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논란이 나오면서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국내 FX마진거래 사업자에게 2010년까지 복수의 해외 FDM(선물회사)과 계약을 체결하고, 호가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단일 FDM과의 계약을 염두에 두고 매매 시스템을 준비해 왔던 업계에서는 반발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카펜코프 CEO는 "시장 초기부터 강력한 규제를 쓰는 것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스위스와 미국, 일본 등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제 변화가 FX마진거래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있는 증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카펜코프 CEO는 "한국의 주식 HTS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FX마진거래가 가능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FX마진거래가 발달한 독일도 사업자가 HTS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 솔루션 개발업체에 맡기는 게 일반적이다"고 전했다.

카펜코프 CEO는 아발론이 개발한 '아발론 FX 프로 HTS'을 이용할 경우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발론 FX 프로 HTS'는 '나이트캐피탈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치뱅크', 'FXCM' 등 해외 주요 선물사 및 유동성 공급자와 이미 연계돼 있고, 안정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로 트레이딩 속도가 빠르다는 설명이다.

카펜코프 CEO는 특히 "'아발론 FX 프로 HTS'는 고객이 투자위험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사업자가 위험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발론캐피탈홀딩스는 2004년 설립됐다. 세계 17개국, 35개의 은행 및 FCM(선물사)에 FX마진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올 4월 법인설립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