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5회 의학교육입문검사(MEET)와 치의학교육입문검사(DEET)가 실시됐다. 정원 1643명을 뽑는 의학대학원에는 6426명이 응시해 3.9 대 1,치의학 대학원에는 530명 정원에 2545명이 지원해 4.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시험을 계기로 본제도에 대한 개선점 몇가지를 정리해 본다.

한국의 치 · 의료계 교육제도는 3개의 제도가 존재한다. 고교졸업생이 입학하는 2+4(기존 의과대) 제도,4년제 대학 졸업생이 입문검사시험을 거치는 4+4(현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그리고 이 2개 제도를 동시에 운영하는 2+4 · 4+4 혼합형 제도가 존재한다.

전국 41개 의과대학중 27개 대학(66%)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고,그 중 2+4 · 4+4 혼합형은 13개 대학이며,11개 치과대학 중 8개 대학(73%)이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고 그중 혼합형은 1개 대학이다.

2000년부터 추진돼 온 4+4제도는 2005년 첫 입학생을 받아들여 올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이제 4+4제도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하다. 그 평가를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첫째,정부가 먼저 철학을 갖고 20년 후 누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지의 정책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제도를 선택하고 보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4+4제도를 도입하자고 한 원래의 취지는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인성을 지닌 전문인 의사양성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으나 그 배경엔 과열된 입시제도를 완화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있다.

어쨌든 이 제도의 철학적 배경이 국가 정책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20년 후에도 오늘날 한국처럼 반도체,선박,자동차 등 이공계가 우리를 먹여 살리도록 하겠다면 이공계에 먼저 기회를 주기 위해 치 · 의료계는 전면적으로 4+4제도를 시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고교 졸업생이 전원 일단 이공계에 가도록 유도해 인재를 먼저 발굴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실정처럼 한국의 0.5% 이내 우수 인재가 치 · 의료계를 스스로 선택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의료관광 및 바이오 강국으로서 치 · 의료 분야가 20년 후 한국을 먹여 살리도록 하겠다면 치 ·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한 교육제도를 시행해줄 필요가 있다. 즉 고교 졸업생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게 기존 의과대학제도인 2+4제도를 시행하며 일부 다양성을 보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당연히 정책적으로도 10대 성장동력 같은 국가정책에 치 · 의료계 관련 정책적 요소가 적극 반영돼야 할 것이다.

둘째,이렇게 정립되면 그 다음은 이 제도를 안정화시킬 조치가 필요하다. 경영전문대학원은 2006년 6월,법학 전문대학원은 2007년 7월 나름의 법적 근거를 지니고 제도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5년간 치 · 의과대 4+4 제도를 대학에 적극 권장해 왔지만 첫 졸업생이 배출됐음에도 이 제도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의존하고 있으니 안정적 발전을 못하고 있다. 우수한 고교생을 확보하고자 하는 대학은 BK21 수혜 같은 어떤 당근으로도,어떤 채찍으로도 효과없이 2+4제도를 고수하고 있고,한 사이클의 4+4제도를 시행해본 대학들은 나름대로의 문제점 분석과 해결의 견해를 지니고 있지만 교육의 신중함,정부의 입장,그리고 수험생 입장을 고려해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이런 문제를 고려,현재의 3개 제도를 통합보완하는 한 가지 제도를 만들어,20년 후를 생각하는 치 · 의학 교육제도를 선택하고 이를 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정필훈 <서울대 치과대학장/의 · 치의학교육입문검사協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