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원유 천연가스 금 등 원자재시장 투기거래 규제에 나선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를 최우선 단속 대상으로 꼽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ETF란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는 펀드상품이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 ETF는 2003년에 도입돼 최근 붐을 이루며 자산 규모가 593억달러(7월 말 현재)로 급증했다. 올 들어 상품 ETF에 유입된 자금은 221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73억달러가 유입된 것에 비하면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 유입된 신규 자금의 거의 절반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 관련 ETF에 몰렸다. ETF 투자자들은 대체로 일방적인 가격상승에 베팅하는 경향을 보인다.

CFTC는 현재 선물시장 투기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계약 규모를 엄격히 제한하는 규제안을 마련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ETF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ETF 거래 규모를 제한할 경우 투자자들의 비용이 늘어나고 ETF 가격이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격차를 보이게 돼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제한이 시행되기 전에 원자재 비중을 높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미국의 천연가스 ETF인 UNG는 천연가스 선물가격보다 16%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UNG는 지난주 더이상 신주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도 지난주 천연가스 상장지수채권(ETN) 신규발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말했다.

바트 칠튼 CFTC 위원은 "개별 투자자를 시장에서 쫓아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며 "유동성을 제한하려는 게 아니라 소비자 가격이 공정하고 조작이 없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