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24일 막상 1600선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도주로 꼽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의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외주에 선뜻 관심을 갖기도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IT와 자동차에 무게중심을 두고 증시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조언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와 자동차가 뛰어난 실적개선세를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인 만큼 섣불리 차익 실현에 나서기보다는 계속해서 선호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지수가 올해 연중 고점을 찍으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2007년 7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뒤 연중 고점은 그해 11월 초에 나타났고,그 기간에 당시 주도주였던 조선과 기계 등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 IT와 자동차를 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 부장은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 주도주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외국인 역시 일단 IT와 자동차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IT와 자동차는 실적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계속 선호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 증시 비중을 높이려는 글로벌 펀드들은 IT와 자동차를 비중 확대의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IT가 외국인으로부터 더 호평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고를 때 수출경쟁력 강화에 주목한다"며 "대표 수출주 가운데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 부담이 덜한 IT에 외국인 매수세가 더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IT 자동차 은행에서 화학 증권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주목된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업종별 상승률에서도 은행이 94.54%를 기록한 것을 비롯 전기전자 운수장비 증권 등이 코스피지수 상승률(43.37%)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엔 원 · 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IT 자동차 등 수출주의 강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원자재 가격이 강하게 오르면 화학 정유 비철금속 등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