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로 승부하라] (下) 신제품·공연 리뷰 'e세상의 빅마우스'…C세대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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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비즈니스 성공 조건
#1.직장인 임현재씨(27)는 영화 '해운대'와 '국가대표'를 보고 각각의 컴퓨터그래픽(CG) 비교 리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엄청난 파도가 덮치는 쓰나미 CG와 광안대교 화재 장면을 미국의 다른 재난영화에서 캡처한 사진과 비교해 올렸다. '국가대표'의 경우 시속 100㎞로 하늘을 나는 스키점프 장면을 찍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쓰인 특수촬영장비 '캠캣(CamCat)'에 대한 자료도 구글 검색으로 찾아 번역본을 첨부했다.
#2.대학생 김소희씨(23)는 얼마 전 P사의 최신 기종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 일주일간 사용해본 결과 휴대폰에 내장된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하면 잡음이 심했고,카메라의 색감도 단조로워 불만이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A-000모델 사용후기'란 제목으로 관련 사진 20여장과 직접 찍은 동영상을 첨부한 리뷰를 올렸다.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려고 고민 중인데 정보 감사''모 프로그램 내려받기하면 카메라 기능 업글(업그레이드)됨' 등 다양한 내용의 댓글 100여개가 올라왔다.
이들은 'C세대(Contents generation)'의 전형이다. C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는 젊은층.1980년대에 태어난 20대 700만명이 이 세대로 분류된다. C세대는 콘텐츠의 대량 소비를 넘어 '소비자 주권'에 까지 눈을 떠 '인터넷 빅마우스(Big-mouth:영향력이 큰 인물)'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기업이나 특정 주체가 만들어낸 고정 광고보다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낸 후기와 콘텐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문가들은 C세대가 문화기술(CT) 발전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서 콘텐츠 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문화상품은 물론 모든 기업의 '마케팅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파워 블로거'들을 대거 초청해 설명회를 여는가 하면,'블로그 실시간 감시부서'를 만들어 부정적인 리뷰나 잘못된 정보의 수정 ·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영화,연극,뮤지컬분야에서도 20~30대 리뷰단을 모집해 일반에 공개하기 최소 2주일 전에 C세대의 반응을 먼저 살핀다.
그러나 아무리 CT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콘텐츠가 빈약하면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파라마운트와 MGM 등 할리우드 제작사 간부를 지낸 피터 바트는 1990년대 미국 영화 중 뛰어난 특수효과를 보여주었지만 흥행이나 비평에서 '쓴맛'을 본 영화들을 언급하며 "단순히 겉치레뿐인 특수효과로 위장된 환상이 아니라 진실의 단초나마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먹힌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CT가 화제를 모으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콘텐츠가 빈약하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그중 하나가 모든 콘텐츠의 뿌리인 '스토리텔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비평하는 C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변형,재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며 "장르소설,만화,그래픽 노블 등 하부 원작스토리 시장을 키워야 CT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itnybr@hankyung.com
#2.대학생 김소희씨(23)는 얼마 전 P사의 최신 기종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 일주일간 사용해본 결과 휴대폰에 내장된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하면 잡음이 심했고,카메라의 색감도 단조로워 불만이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A-000모델 사용후기'란 제목으로 관련 사진 20여장과 직접 찍은 동영상을 첨부한 리뷰를 올렸다.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려고 고민 중인데 정보 감사''모 프로그램 내려받기하면 카메라 기능 업글(업그레이드)됨' 등 다양한 내용의 댓글 100여개가 올라왔다.
이들은 'C세대(Contents generation)'의 전형이다. C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는 젊은층.1980년대에 태어난 20대 700만명이 이 세대로 분류된다. C세대는 콘텐츠의 대량 소비를 넘어 '소비자 주권'에 까지 눈을 떠 '인터넷 빅마우스(Big-mouth:영향력이 큰 인물)'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기업이나 특정 주체가 만들어낸 고정 광고보다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낸 후기와 콘텐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문가들은 C세대가 문화기술(CT) 발전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서 콘텐츠 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문화상품은 물론 모든 기업의 '마케팅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파워 블로거'들을 대거 초청해 설명회를 여는가 하면,'블로그 실시간 감시부서'를 만들어 부정적인 리뷰나 잘못된 정보의 수정 ·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영화,연극,뮤지컬분야에서도 20~30대 리뷰단을 모집해 일반에 공개하기 최소 2주일 전에 C세대의 반응을 먼저 살핀다.
그러나 아무리 CT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콘텐츠가 빈약하면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파라마운트와 MGM 등 할리우드 제작사 간부를 지낸 피터 바트는 1990년대 미국 영화 중 뛰어난 특수효과를 보여주었지만 흥행이나 비평에서 '쓴맛'을 본 영화들을 언급하며 "단순히 겉치레뿐인 특수효과로 위장된 환상이 아니라 진실의 단초나마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먹힌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CT가 화제를 모으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콘텐츠가 빈약하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그중 하나가 모든 콘텐츠의 뿌리인 '스토리텔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비평하는 C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변형,재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며 "장르소설,만화,그래픽 노블 등 하부 원작스토리 시장을 키워야 CT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it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