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GM대우자동차가 27개월간 약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신형 경차다.

GM대우가 심혈을 기울인 차답게 깜찍한 외관이 우선 눈에 띄었다. 작은 체구와 달리 네 바퀴 위로 돌출된 휠하우스(바퀴를 둘러싼 부분)는 남성미를 물씬 풍겼다. 양쪽 전조등이 다이아몬드 형태로 날렵하게 앞뒤로 뻗었다. 매서운 눈매가 마치 "작다고 얕보지 말라"며 경고하는 투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길이와 높이는 3595㎜ 및 1520㎜다. 경쟁 모델인 기아자동차의 뉴 모닝보다 각각 45㎜,40㎜ 크다. 덕분에 키가 작지 않은 사람도 여유있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다만 4명이 앉아서 장거리를 달리기엔 다소 무리인듯 싶다.

4인승인데 뒷문 손잡이가 문짝 상단에 달려 있는 게 특이했다. 닛산의 스포츠카 370Z처럼 손잡이가 가로가 아닌 세로 형태다. 위로 올리는 트렁크 문짝을 합해 5도어 모델인데도,마치 3도어처럼 군더더기가 없는 모습이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실내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모터사이클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미터 클러스터'를 장착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다.

경차 모델에선 처음으로 트립 컴퓨터를 탑재했다. 주행가능 거리와 평균 속도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실내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배치한 수납공간이 유용할 것 같았다. 운전석 및 조수석 머리받침을 탑승자 앉은 키에 맞춰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다. 최대 65㎜까지 가능했다.

일반 경차에선 볼 수 없는 엔진 내 자동 온도조절 장치를 장착했다. 이와 함께 연비개선효과 시스템(PDA),3중 구조 흡 · 차음재 및 하체,고장력 강판,H자 형태의 초고장력 막대,앞유리 하단 결빙방지 열선 등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니 995cc DOHC S-텍II 엔진이 즉각 반응했다.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무리없이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속으로 달릴 때도 몸을 감싸주는 버킷 시트가 안정감을 높여줬다. 최고출력은 70마력(6400rpm),최대토크는 9.4㎏ · m(4800rpm) 수준이다. GM이 글로벌 표준으로 선택한 첨단 4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경차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코너링이 괜찮았다. 다만 차고가 높은 편이어서 고속 주행 때 바깥 바람소리가 크게 들리는 게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또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내기 위해선 분당 엔진 회전수(rpm)를 3000 이상으로 높여야 했다. 배기음이 일시에 커졌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었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장착,차량 강성과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경차 최초로 전면부에 크래쉬 박스를 적용,사고 때 효과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저속 충돌 때는 크래쉬 박스만 따로 교체할 수 있다. 덕분에 수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붕 강성이 차량 무게의 4배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1.5배를 견뎌야 하는 국내 법규 기준을 훨씬 초과한 수준이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다. 자동변속기 모델을 기준으로 ℓ당 17.0㎞에 달한다. 경제성과 디자인,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차란 생각이 들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팝과 재즈,그루브 등 세 가지 세부 모델이 있다. 가격은 자동변속기(130만원 상당)를 장착한 모델을 기준으로 △팝 906만~928만원 △재즈 944만~1024만원 △그루브 1009만~1089만원이다.

창원(경남)=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