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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으로 알려진 루게릭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제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바이오제약업체 ㈜프라임팜텍(대표 유서홍)이 지난달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루게릭병 치료 목적의 희귀약품으로 판매 승인을 받은 '유스뉴로솔루션'이 그것.

이 의약품은 웅담(곰 쓸개즙)의 주성분인 순수 '우르소데옥시콜린산(UDCA)' 분자를 경구 투여로 뇌 조직에 전달함으로써 신경계 질환에 의한 근육 퇴행의 진행을 막는다. UDCA는 뛰어난 항세포사멸 효과,항염 효과,항산화 효과,면역 조절효과,신경세포 보호효과가 있지만 불용성이면서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으로 인해 UDCA가 확인된 이래로 100년 동안 간,담도계 질환의 유일한 치료제로서만 사용돼 왔다.

㈜프라임팜텍의 유서홍 대표는 30여 년의 연구 끝에 수용성 전분(말토텍스트린)의 나선형 구조 안에 UDCA를 삽입시킨 비화학적 결합에 의한 새로운 분자화합물(UDCA의 용해도가 2만배 증가)을 개발하고 '유스솔루션(Yoo′s Soluti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수용성 분자화합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특허를 획득했다.

유 대표는 "UDCA는 3,000년 이상을 부작용 없는 열 구축제로 주로 사용돼 온 웅담의 주성분이며, 또한 곰이 겨울잠을 자는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혈중 UDCA 양이 현저히 증가해 근육의 퇴행성 변화 억제,허혈성에 의한 뇌,심장 등을 포함한 각종 장기들의 손상 방지 등 거의 완벽한 생체 보호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기반으로 수용성 UDCA를 뇌를 비롯한 각종 장기에 공급할 수 있는 전신 작용 UDCA의 개발은 치료제가 없는 각종 퇴행성 신경질환은 물론 심장질환,호흡기 질환,뇌졸중,퇴행성 망막 질환,척추 손상,신장 질환 등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개발 동기를 전했다.

㈜프라임팜텍은 유 대표가 유스솔루션의 상용화 연구를 위해 2000년 설립한 회사로 2002년 아주대 뇌질환연구소 김승업 교수와 유스솔루션의 효과 및 독성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같은 해 서울대 의대 신경의학과와도 손을 잡고 유스솔루션에 관한 공동연구에 돌입했다. 2003년에는 KT&G와 뇌질환치료제 개발을 위한 일환으로 루게릭병의 임상시험을 위한 25억원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2007년에는 루게릭 질환 세포시험과 동물 모델 실험을 성공리에 마치고 뇌종합연구소 AlKEN · 동경대 의대 · 서울대 의대가 함께 한 뇌과학학술대회에서 발표했고 2008년에는 루게릭병에 대한 유스솔루션 치료 효과에 관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대한신경과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발표 세계적인 관심을 일으켰다.

유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유스솔루션을 세포 재생이 되지 않아 세포의 죽음이 치명적인 원인이 되는 모든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연구로 100%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만족하며,이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안에 유스솔루션을 치매,파킨슨씨병,뇌졸중을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들,심장마비 · 안질환 · 척추 질환,신장질환 등에 대한 치료약으로 개발하는 데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유 대표는 "희귀성 난치병은 환자 개인당 치료비와 개발 비용 또한 엄청나기 때문에 관계 정부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다양한 배려가 꼭 필요하다"며 "또한 시판 승인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에 대해서도 이러한 지원과 배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인터켐 연구소장,프라임케미컬 테크놀러지 회장,삼성정밀화학 의약품 개발 고문과 한일그룹 고문을 역임했던 유 대표는 2000년 신약개발자로 행정자치부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