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이슬람채권(수쿠크)의 수익을 이자소득으로 인정키로 함에 따라 증권업계의 이슬람금융 사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빠르게 진정되면서 이슬람 자금의 상대적인 매력이 약화된 상황이어서 실제 자금조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는 수쿠크 수익을 이자로 인정할 경우 법인세가 면제돼 자금조달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율희 한국투자증권 이슬람금융팀장은 "당초 업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지원책이 나왔다"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세금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그동안 추진 중이던 사업도 발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특히 이번 세제지원책으로 수쿠크 가운데 상품매매를 동반하는 '무라바하'와 리스금융 형태인 '이쟈라'의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팀장은 "7~8종류에 이르는 수쿠크 중 무라바하와 이쟈라 비중이 60% 이상에 달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세금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계보다 이슬람권에서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정유신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사장은 "기존의 외화표시채권을 통한 조달비용과 이슬람 자금의 비용이 현재로선 큰 차이가 없어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 입장에선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이 수쿠크 발행을 추진 중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