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증시 주도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대안투자 종목을 찾으려는 대기 매수세가 건설 정유주 등에 가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들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어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순환매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5일 코스피지수가 나흘 만에 조정받은 가운데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주들이 동반 급등했다.

대우건설은 9.23% 오른 1만4800원에 장을 마쳤고 금호산업도 4.85% 뛰었다.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3~4%대의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지수는 3.72% 뛰며 코스피지수 하락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단기 저점이던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16.98% 오르는 동안 건설업종지수는 13.94% 상승하는 데 그침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티저레터)가 발송된 30여개 국내외 투자자 가운데 3분의 2가 외국계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매각 성공 기대로 급등해 관심을 끌었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오는 12월14일까지 풋백옵션(투자자들이 인수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선 단기적인 관점에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정유주와 자원개발주도 국제 유가가 10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74.37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동반 상승했다.

SK에너지는 유가 상승이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로 3.63% 오른 9만9900원에 마감하며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해외 유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이중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LG상사는 4.47% 올랐고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추진 중인 가스공사도 1.93% 뛰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석유 및 석유 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향후 추가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코스피지수보다 상승률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갭 메우기 차원의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경영/조진형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