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어제 새벽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 이어 오전에 열린 노사교섭도 결렬됨에 따라 금호타이어 노사분규가 장기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사측이 밝힌 직장폐쇄 이유는 지난 2개월간 지속된 노조의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으로 생산 피해액이 1000억원에 이르러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어제 협상에서 임금동결을 비롯, 일부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회사측이 이를 거부하고 나섬에 따라 오늘 전면파업을 벌이는 금호타이어 사태가 자칫 과격화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5월11일부터 임금협상을 벌여 왔다. 그렇지만 임금 7.48%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는 노조와 임금동결, 정기승호 보류 등 7개 항을 제시한 회사 측이 팽팽히 맞서오다 사측은 지난 24일 정리해고 대상자 733명의 명단을 노조에 통보하는 등 위기가 고조돼 왔다.

노조는 어제 임금인상 요구를 철회했지만 감산에 따른 실질임금 삭감분 보전과 무노동 무임금 보전을 계속 주장, 회사측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또다시 협상이 결렬됐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요구는 얼핏 보면 여느 노조의 주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배부른 흥정'이 아닌가 싶다. 이 회사 평균 연봉은 6600만원으로 전체 상장법인 가운데 20위다. 이중 생산직 평균은 7135만원으로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209명, 8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는 1100명으로 8000만원 이상 고임금을 받는 생산직이 전체의 30%에 달한다.

반면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08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됐고 올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는 104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적자는 나는데 모든 것을 그대로 가자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비록 어제 노조측이 철회하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경제위기는 아직 진행중이고 많은 기업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중단하고 생산 정상화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파업이라면 누구도 찬성하지 않고,어떤 정당성도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