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아프가니스탄 대선이 예상과 달리 개표 초반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선거관리위원회인 독립선거위원회(IEC)는 개표가 10% 진행된 현재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득표율 40.6%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38.7%로 바짝 뒤쫓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초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이같은 초반 집계결과가 나오면서 두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고 결선 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다우드 나자피 IEC 위원장은 “이제 겨우 10%만 개표됐을 뿐이며 결과는 매일 바뀔 것”이라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9월3일까지 결과를 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또 선거부정 행위가 대거 접수된 상태여서 이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선의 최종 승자를 장담할 수 없다.

카르자이 지지자들은 이날 개표에는 남부지역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표가 진행되면 카르자이가 표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카르자이는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파슈툰족 출신으로 남부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하지만 역으로 남부지역은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고 위협한 탈레반의 세력이 강한 곳이기도 해 투표율이 낮다는 약점도 있다.때문에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선거가 치러진 북부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압둘라 후보의 선전도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압둘라 후보는 1979년 아프가니스탄의 소련군 침공에 맞선 타지크족(이란계 소수민족) 반군 지도자의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 아프간 전쟁에선 미국의 핵심 파트너인 ‘북부동맹’의 외교업무를 총괄했다.2001년 과도정부 시절부터 카르자이 내각의 2006년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압둘라는 이번 대선에서 개헌과 내각제 도입 등 권력분점을 약속하는 등 부패한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항하는 개혁적 이미지로 승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남부 칸다하르 지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죽고 64명이 부상당하는 등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