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장외 계열사를 기업공개(IPO)하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지분가치 상승이라는 '계열사 IPO 효과'가 기대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31일 자회사 동국S&C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동국산업의 경우처럼 구주 매출을 통해 현금이 유입되는 곳도 있다.

동국산업은 27일 자회사인 풍력발전기업 동국S&C의 상장 효과가 부각되며 5.43% 오른 89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진행된 공모에서 구주(이미 발행된 주식) 매각을 통해 628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입된데다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된 데 따른 결과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으로 자기자본이 15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됐다"며 "채무 상환 등으로 이자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내달 말 공모하는 한스바이오메드 지분 21.4%를 보유한 우리들생명과학도 이날 3.63% 올랐다.

'나로호 쇼크'로 전날 하한가로 추락했던 비츠로테크도 계열사 상장 추진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이날도 한때 9% 넘게 급락했지만 계열사인 비츠로셀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13.43% 급등한 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가 이날 비츠로셀과 함께 스틸플라워 이너스텍 디엠씨 등 4개사가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축전지 제조업체인 비츠로셀은 최근 사업연도에서 매출 371억원에 순이익 60억원을 거둔 회사로 비츠로테크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시멘트업체 쌍용양회도 계열사 IPO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가 지분 94.7%를 보유하고 있는 쌍용머티리얼의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쌍용양회 주가는 6000원대에서 이달 초엔 9000원대로 올라섰다. 쌍용머티리얼은 내달 16~1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가 승인된 네오위즈벅스도 네오위즈(56.5%)의 계열사다. 코스닥 기업 솔본도 지분 54%를 보유한 의료기기 전문기업 인피니트테크놀로지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예비심사 청구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건설 진로 동양생명 등 초대형 공모주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관련 대주주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진로 상장은 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가 보유한 구주 매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내년 9월 약 1조원의 풋옵션 부담이 있는 하이트홀딩스의 리스크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3대 주주로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있다. 내달 17~18일 공모하는 학생복업체 에리트베이직에는 웅진케미칼이 지분 16.8%를 가진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벤처기업으로 상장 특례를 인정받은 진매트릭스와 제넥신의 경우 각각 KT&G와 녹십자가 10.31%,5.5%를 보유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주 매출로 계열사를 IPO하면 현금이 유입돼 재무구조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신주를 발행해 IPO하더라도 상장에 따라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어 대주주인 상장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