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신한증권이 9월1일부터 새 이름을 단다.

2002년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 합병 후 7년 동안 썼던 사명을 내달 1일부터 '신한금융투자'로 바꾼다.

이로써 지난 2월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금융투자회사가 탄생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기존의 증권회사가 갖고 있던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에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IB(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업무)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신한금융투자'는 자본시장법에서 허용하는 광범위한 금융투자 영역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회사명"이라며 "자본시장법 시대의 1위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업계는 작년 하반기 금융위기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 지급결제 시행, CMA(어음관리계좌) 계좌 유치 경쟁, 선물업 진출 시도 등을 통해 업무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굿모닝신한증권의 사명변경은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자본시장법 시행 전후로 '금융투자회사'로 사명 변경을 검토했거나 현재도 고려중인 회사들은 변경 효과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부에서는 올해 새 사장 취임 후 사명변경을 계기로 큰 틀에서 전략적인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사명변경은 단순한 증권사에서 실질적인 '투자회사'로 발돋움할 포석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에다 그룹과의 연계 이미지를 강화해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과 올해에 걸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투자은행들의 덩치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국내 증권사의 규모는 이들에 비해 미미하다.

한국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굵직한 글로벌 플레이어를 탄생시킨데 비해 금융시장에서는 초라한 발전을 해왔다. 많은 국내 증권사들이 IB, 자산관리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실제 수익은 브로커리지에서 대부분 창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작년 59.7%로 미국(35%)에 비해 높다. 반면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업무 비중은 한국의 경우 4.2%, 0.6%로 미국의 11.3%, 19.8%에 비해 턱없이 낮다. 특히 노른자인 IB부문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외국계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IB 강자를 노리고 있는 많은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그룹에서 금융전문가로 손꼽힌 이휴원 사장은 취임때부터 IB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이 몇 년 전에 비해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과 연합인포맥스가 실시한 올 상반기 자본시장 순위에 따르면 굿모닝신한증권은 M&A자문, 채권인수에서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IPO(기업공개) 주관 부문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유상증자 주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신한지주 유상증자에 따른 후광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IB 실적은 드러난 순위로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몇 년 전까지만해도 (굿모닝신한증권이) 신한은행과 연계해 IB업무 강화에 나서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별 얘기를 듣지 못한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사명을 바꾼 후 고객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줄 수 있느냐도 리스크다. 굿모닝신한증권은 7월부터 본격적인 사명변경 준비 작업에 돌입했고, 8월 말들어 본사와 지점 간판을 교체했다. 대대적인 홍보에도 돌입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들어간 비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수 십 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제 신한금융투자라는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금융투자회사 1호가 ‘실속없는 옷갈아 입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