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국내 플랜트업계와 이를 대표하는 한국플랜트산업협회의 위상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중공업 및 건설 회사들이 반도체,자동차,조선산업 등에 버금가는 '산업역군'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국내 플랜트 산업은 2003년 이후 연 평균 66%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총 462억달러를 수주해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2003년 창립한 플랜트산업협회의 입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창립 초기에는 일부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는 중공업 업체 30여개사 정도가 회원사였다. 요즘에는 대형 건설사와 관련 중소기업들까지 대거 참여하면서 회원사가 150여개사로 늘었다.

대기업 46개사와 중소기업 104개사가 협회에 소속돼 있다. 무역협회,KOTRA,수출보험공사,수출입은행 등도 특별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창립 당시 5~6명이던 협회 직원 수도 20여명으로 늘었으며 조직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국내 플랜트 전문 인력 양성 및 해외 인턴 파견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관련 협회에만 등록돼 있던 건설사들이 대거 플랜트산업협회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며 "기존 대한건설협회나 해외건설협회보다 오히려 플랜트산업협회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플랜트 산업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도 업계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부처 간 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발벗고 나섰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수출보험공사에서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플랜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 대책을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올 10월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가 공동 참여하는 플랜트 수주지원협의회를 구성해 전반적인 지원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동남아,남미,중동 등 주요 전략지역에 합동수주사절단을 10여 차례 파견하기로 했다. 플랜트 분야의 우수 중소 기자재업체에 대해서는 수출보험 지원한도를 최대 2배로 늘리고 보험료를 50%까지 깎아줄 방침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끼리 경쟁이 심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규모 해외 플랜트 수주과정에서 국내 업체간 과당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