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풀리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27일 야당인 민진당의 초청을 받은 달라이 라마에 대해 마잉주 총통(대통령)이 비자 발급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가오슝시 천쥐 시장 등 6명의 민진당 소속 지방단체장들은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대만의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주민을 위로해달라며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다. 여당인 국민당은 중국을 의식,당초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태풍 모라꼿에 늑장 대처해 피해를 키웠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위로차 방문하는 달라이 라마를 못 들어오게 할 경우 "태풍 피해자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한다"는 비판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마 총통이 그의 방문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마 총통은 최근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최대 시련에 직면해 있다. 대만 국립정치대학 부설 미래사건교역소에 따르면 마 총통이 2012년 대선에서 연임될 가능성은 태풍 상륙 전인 지난 6일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낮은 51.9%에 그쳤다. 대만의 TVBS 방송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마 총통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 26%에서 16%로 추락했다.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 측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양안 관계가 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의 분리독립운동을 선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