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피아노 선율…그림과 음악의 이중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지화가 박철·영창악기 기획전
적막한 집안을 가득 메운 피아노 소리,초가을 밤을 녹이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선율,하얀 낭만이 흐르는 색소폰 음색 등….
악기 그림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여년간 한지를 이용한 부조회화를 고수해온 한지 작가 박철씨(59)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고 있는 '벽에 걸린 피아노-박철과 악기'전이다.
박씨는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한국적인 정서가 은근하게 담긴 한지 작업에 매료돼 이에 매진하고 있다.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한지를 이용해 피아노나 바이올린,현악기의 선 등 악기의 이미지를 부조로 맛깔스럽게 표현한 작품 40여점이 걸렸다.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던 종래 방식에서 벗어나 치자나 쑥,밤,오미자,쑥,홍화 등으로 천연 염료를 채색한 작품들이다. 세월의 풍화작용에 의해 산화한 듯한 미감이 한층 깊고 그윽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전시장에는 악기회사인 영창악기가 제작한 그랜드피아노를 비롯해 바이올린,첼로,콘트라베이스,기타,만돌린,플루트,클라리넷,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그림과 함께 놓여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실 음악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을 깨워 영혼까지도 울릴 수 있는 숭고한 영역이다. 작가는 악기에 대한 단상을 정겨운 그림으로 담았다.
박씨 작품 중에는 황톳빛 때깔이 우러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선율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듯 그려져 있고,검은 오선지에 하얀 음표를 소리없이 곱게 묘사한 화면도 있다. 사랑이 흐르는 첼로의 색감은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는 "원초적 감성인 듣고 그리는 행위 속에 삶에 대한 환희와 회한,슬픔이 응축돼 있다"며 "인간과 사회,사람과 사람 사이의 완강한 일체감을 연결해주는 감성적인 존재가 음악과 미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번번이 '듣고 싶다'는 말은 '그리고 싶다'는 말처럼 들린다"며 "화가에게 그림은 색감으로 가득찬 소리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악기를 주제로 한 전시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전시 기간 매일 오후 5시에는 '30분 콘서트'란 이름으로 기타와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미니 연주회가 열린다. (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악기 그림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여년간 한지를 이용한 부조회화를 고수해온 한지 작가 박철씨(59)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고 있는 '벽에 걸린 피아노-박철과 악기'전이다.
박씨는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한국적인 정서가 은근하게 담긴 한지 작업에 매료돼 이에 매진하고 있다.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한지를 이용해 피아노나 바이올린,현악기의 선 등 악기의 이미지를 부조로 맛깔스럽게 표현한 작품 40여점이 걸렸다.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던 종래 방식에서 벗어나 치자나 쑥,밤,오미자,쑥,홍화 등으로 천연 염료를 채색한 작품들이다. 세월의 풍화작용에 의해 산화한 듯한 미감이 한층 깊고 그윽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전시장에는 악기회사인 영창악기가 제작한 그랜드피아노를 비롯해 바이올린,첼로,콘트라베이스,기타,만돌린,플루트,클라리넷,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그림과 함께 놓여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실 음악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을 깨워 영혼까지도 울릴 수 있는 숭고한 영역이다. 작가는 악기에 대한 단상을 정겨운 그림으로 담았다.
박씨 작품 중에는 황톳빛 때깔이 우러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선율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듯 그려져 있고,검은 오선지에 하얀 음표를 소리없이 곱게 묘사한 화면도 있다. 사랑이 흐르는 첼로의 색감은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는 "원초적 감성인 듣고 그리는 행위 속에 삶에 대한 환희와 회한,슬픔이 응축돼 있다"며 "인간과 사회,사람과 사람 사이의 완강한 일체감을 연결해주는 감성적인 존재가 음악과 미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번번이 '듣고 싶다'는 말은 '그리고 싶다'는 말처럼 들린다"며 "화가에게 그림은 색감으로 가득찬 소리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악기를 주제로 한 전시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전시 기간 매일 오후 5시에는 '30분 콘서트'란 이름으로 기타와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미니 연주회가 열린다. (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