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놓고 외국인-기관 한달 넘게 '치고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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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분기 이익낸다" 매수… 기관은 연일 차익실현
하이닉스를 놓고 외국인과 기관의 치열한 매매 공방이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은 하이닉스의 턴 어라운드(대폭 실적 개선)를 겨냥해 매수세를 집중시키는 반면,한발 앞서 하이닉스를 샀던 기관은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하루도 빼지 않고 하이닉스 순매수를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3896억원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의 하이닉스 매수세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달 15일부터다. 당시 14.80%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22.31%(26일 기준)까지 급상승했다. 이날도 도이치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 주문이 밀려들었다.
임경근 ABN암로 상무는 "하이닉스 측이 올 3분기부터 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촉발됐다"며 "외국인은 D램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수세와 달리 기관은 '팔자'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사흘을 빼고는 순매도를 지속했다. 기관의 이 같은 매도는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하이닉스 주가가 1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서 외국인 매물을 소화했다. 그러다 주가가 1만5000원에 이르자 매도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D램 전략에 대한 계산도 기관 매도의 배경이란 지적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과거엔 '물이 들어왔을 때 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말처럼 D램 업황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다른 업체들과 함께 가격을 올려 막대한 이익을 추구했지만 이젠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앞뒤 가리지 않고 수익에만 집중하다 보면 D램 업황이 꺾인 뒤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경쟁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D램 가격이 뛰는 것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하이닉스에 부담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간파한 기관들이 매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대만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D램 가격 상승에 소극적일 것"이라며 "게다가 매년 10월 초가 D램 업황의 정점이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하다 이날은 보합인 2만85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지속된 지난달 22일부터는 21.57% 올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하루도 빼지 않고 하이닉스 순매수를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3896억원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의 하이닉스 매수세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달 15일부터다. 당시 14.80%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22.31%(26일 기준)까지 급상승했다. 이날도 도이치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 주문이 밀려들었다.
임경근 ABN암로 상무는 "하이닉스 측이 올 3분기부터 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촉발됐다"며 "외국인은 D램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수세와 달리 기관은 '팔자'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사흘을 빼고는 순매도를 지속했다. 기관의 이 같은 매도는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하이닉스 주가가 1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서 외국인 매물을 소화했다. 그러다 주가가 1만5000원에 이르자 매도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D램 전략에 대한 계산도 기관 매도의 배경이란 지적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과거엔 '물이 들어왔을 때 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말처럼 D램 업황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다른 업체들과 함께 가격을 올려 막대한 이익을 추구했지만 이젠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앞뒤 가리지 않고 수익에만 집중하다 보면 D램 업황이 꺾인 뒤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경쟁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D램 가격이 뛰는 것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하이닉스에 부담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간파한 기관들이 매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대만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D램 가격 상승에 소극적일 것"이라며 "게다가 매년 10월 초가 D램 업황의 정점이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하다 이날은 보합인 2만85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지속된 지난달 22일부터는 21.57% 올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