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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 와인·사케와 '맞짱' 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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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도 와인처럼 빈티지(생산연도)와 등급(크뤼,그랑크뤼 등)에 따라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제품이 나올 수 있을까.

    소비자들이 최고급 와인이나 일본 사케는 수백만원을 주고도 기꺼이 구입하지만 전통주는 품질 등급이 없고 제품 고급화도 미흡해 제 값을 주고 구입하지 않는다.

    정부가 전통주 육성 방안을 마련함에 따라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전통주 르네상스'가 기대되지만 현실은 요원한 실정이다.

    업체들의 영세성,낮은 기술력,취약한 생산기반 등이 모두 걸림돌이기 때문.그러나 지금까지는 술을 만들 여건조차 미비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적절한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전통주 육성 방안은 △12월부터 전통주 인터넷 판매 △내년 7월부터 주성분 원산지를 표시 △맥이 끊긴 전통주 360여종 중 50종 3년 내 복원 등이 골자다.

    현재 전통주 제조허가를 받은 업체는 232개.하지만 실제 운영 중인 업체는 70여개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영세하고 기술력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종수 배재대 교수(생명유전공학과)는 "일반적으로 전통주는 숙성하면 발효 직후 생기는 누룩향과 알코올향이 사라진다"며 "기술력이 모자라 제대로 숙성시킨 전통주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영세한 업체들이 저장 비용을 아끼려고 만들자마자 팔기 급급한 것도 오랜 숙성을 통해 최고급 전통주를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동필 농촌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각에서 전통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숙성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쌀로 만든 중국 소홍주 중 최고급인 '여아홍'은 토기에 담아 땅 속에서 20년간 숙성시키지만 알코올 도수는 우리 술과 비슷한 15~16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국순당 관계자는 "발효주는 노주(老酒) 현상이 빨리 오기 때문에 잘못 숙성시키면 냄새가 고약해질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주는 소비보다 생산 저변이 취약한 게 특히 문제다. 품질 등급화를 이루려면 우선 생산기반부터 확충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병학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에선 사케 공장만 2000여개가 있어 등급화와 맛에 따른 분류가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는 단일 주종으로 품평회를 하면 제품이 50개도 안 되는데 최소한 200개는 돼야 분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주는 문헌상으로는 훌륭하지만 현재 전통주들이 문헌만큼의 품질을 못 갖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막걸리도 사케처럼 쌀 함유량과 유기농 쌀 사용 여부 등에 따라 품질을 단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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