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 확산] 5~14세 감염 위험 커… 치사율은 노인층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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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성과 예방요령
두통·무력감 감기보다 심해… 심하면 복통·구토 증세
손만 잘 씻어도 70% 예방… 방역용 마스크도 효과적
두통·무력감 감기보다 심해… 심하면 복통·구토 증세
손만 잘 씻어도 70% 예방… 방역용 마스크도 효과적
신종 인플루엔자A(H1N1형)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병원마다 치료제인 타미플루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체온계와 마스크를 찾는 국민도 부쩍 늘었다.
신종 플루가 대유행(대륙을 넘나들며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는 경우)할 것에 대비,면역력이 약한 노인 등이 미리 폐렴 예방주사를 맞는 바람에 폐렴 백신이 동이 난 상태다. 보건소와 병원은 고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만 있어도 신종 플루를 의심해 찾아오는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신종 플루는 지난 5월 초 국내에 유입될 당시만 해도 전염성은 강하지만 병원성(독성)이 독감(계절성 유행성 인플루엔자)보다 약한 만큼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하지만 조만간 가을 환절기에 접어들면 위험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신종 플루와 조류독감(AI) 또는 독감이 교잡해 변종을 만들거나,폐렴과 쓰쓰가무시병 렙토스피라 유행성출혈열 등 가을철 3대 전염병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신종 플루에 걸릴 경우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종 플루 환자의 치명률 1%에 육박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전 세계에서 18만2166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됐고 이 중 1799명이 사망했다. 따라서 확진 환자 대비 사망자 비율(치명률)은 이날 현재 0.988%로 지난 6일의 0.824%(약 1462명/17만7457명)보다 높아졌다. 전염병 감시 연구기관인 유로서베일런스는 지난 4월 말까지 보고된 멕시코의 신종 플루 확진 및 의심 환자 통계를 근거로 신종 플루의 치명률을 0.4%(0.3~1.5%)로 추산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5년 베트남 조류독감(70% 선),2003년 중국 사스(10% 선),1918년 스페인 독감(2.5% 추정)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유행성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폐렴은 심장이 나쁜 사람,노약자,임신부,만성 호흡기 질환자에게 잘 걸리고 이때 사망률이 5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신종 플루의 위력을 결코 얕잡아볼 수 없다. 국내에서는 28일 현재 3700여명(추산치)의 환자가 발생해 세 명이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
문제는 신종 플루가 대유행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확진 건수가 10~30배로 늘고 면역력이 취약한 중증 위험군 환자 사이에 빠르게 전염돼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사람이 걸리면 위험해요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 노인,생후 59개월 이하 소아,임신부,만성질환자(폐질환 심혈관질환 당뇨병 신장병 간질환 암 등)와 면역력 저하자(비장 기능 이상,에이즈 감염,항암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의 장기 투여 등)를 신종 플루 발생 및 사망 '고위험군'으로 설정했다. 따라서 이들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금연과 절주,고른 영양 섭취로 면역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추정 또는 확진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의료인과 학교 군대 교도소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장기간 합숙하는 사람의 경우 최근 7일 이내에 2명 이상의 급성열성호흡기질환자가 나올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는 1557건의 신종 플루 감염사례를 분석한 결과 5~14세 아이들이 60세 이상 노인층보다 신종 플루에 감염될 위험이 14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병약한 노인층의 면역력은 젊은층의 5~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사율은 노년층이 훨씬 높다.
◆육안으로는 신종 플루 감별 어렵다
신종 플루의 증상은 유행성 독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 37.8도 이상의 고열,콧물 혹은 코막힘,인후통,기침 등이 주된 증상이다. 굳이 신종 플루를 여름철 일반감기와 비교하자면 무력감 식욕부진 전신쑤심 두통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고 심하면 호흡곤란 복통 오심 구토 설사 의식저하 등이 뒤따른다는 것.증상만으로 유행성 독감 또는 일반감기와 구분하기 쉽지 않으므로 바이러스 배양이나 염색체증폭(PCR) 기법을 통해 확진해야 한다.
◆손 씻고 마스크 쓰는 것이 으뜸 예방책
신종 플루의 잠복기는 1~7일 정도로 추정된다. 성인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증상이 사라질 때(증상 발생 후 7일째)까지,어린이는 증상이 나타난 후 10일째까지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손은 다른 사람의 분비물이 닿기 가장 쉬운 곳이며 신종 플루가 오염된 손을 거쳐 눈 코 입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소변을 보고 나서,외출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손으로 코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손으로 다른 인체 부위를 만지는 것을 삼가야 한다. 손에 비누를 묻히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손가락 사이 등 곳곳을 씻어줘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감염 위험의 70%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주위 2m 이내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다. 재채기 한번에 튀는 침방울은 10만개,속도는 시속 140㎞나 된다.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 하는 재채기는 단번에 100여명에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연구보고도 있으므로 버스터미널 지하철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 마스크로는 호흡기를 통한 감염을 차단하기 어려우므로 바이러스 차단효과가 95%인 N95등급 이상의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도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70~80% 낮출 수 있다. 다만 일반마스크를 쓰거나 방역용 마스크라도 장기간 착용하면 오히려 병원체의 온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감기환자를 포함해 감염 의심자가 재채기를 할 때는 양손이나 휴지로 코와 입을 감싸서 침(비말)이 사방으로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