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선뜻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경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 투자환경을 악화시키는 돌발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앞으로 재테크 전략을 짤 때 고려해야 할 가장 큰 변수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 전략의 시기와 속도를 꼽았다.

한은의 유동성 회수가 본격화하면 자산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예금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51명의 금융사 CEO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명(54.9%)이 향후 재테크의 최대 변수로 출구 전략 실시 시기와 속도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은행권에서는 4명이 출구 전략 시행 여부에 주목했고 증권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12명,보험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9명이 재테크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 출구 전략을 꼽았다.

반면 응답자의 33.3%(17명)는 출구 전략보다는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재테크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외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경제 구조 특성상 증시와 부동산 가격은 미국 경기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명의 은행장과 보험사 CEO 6명,증권사 CEO 7명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은행장 1명과 보험사 CEO 3명,증권사 CEO 1명,제2금융권 CEO 1명 등 6명(11.8%)의 금융회사 CEO는 국내 경기 회복 속도가 향후 재테크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