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테마가 증시를 휩쓸고 있다. 너도나도 관련주를 자처하고 나서 '파생 수혜주'가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스쳐가는 '테마'로 치부했던 일부 개인투자자들까지 뒤늦게 뛰어드는 등 과도한 투자열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8일 케이피엠테크 지코앤루티즈 파루 보령메디앙스 이노칩 등 신종 플루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종목은 이상급등으로 시장경고 조치를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지코앤루티즈는 10월 중 신종 플루를 예방하는 마스크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최근 7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투자주의 종목인 파루는 손 세정제를 생산하는데 지난 17일 이후 6차례 상한가 행진 중이다. 지난달 말부터 10회 이상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올라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케이피엠테크도 200% 가까이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날 명문제약 한독약품 국제약품 경인양행이 일제히 상한가로 마감했고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손 세정제 생산업체들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지난 25일 신종 플루 치료제 원료 생산업체인 팜스웰바이오와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명문제약은 나흘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 며칠 새 주가가 74% 올랐다.

관련 공시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기술산업은 이날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대웅제약도 10~11월께 타미플루 성분의 의약품 허가를 신청하고 복제약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공시했다. 앞서 휴온스 삼립식품 일양약품 등도 관련 공시를 냈다.

신종 플루 관련주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당초 국내 유일의 백신(예방제) 생산업체인 녹십자 정도가 수혜주로 분류됐지만 폐렴 백신→진단 기구→제약사(타미플루 복제약)→치료제 원료(유정란 및 양계)→위생 관련 생활용품(손세정제 마스크 귀체온계 공기청정기 등)→재택 관련주(포털,원격치료,온라인 학습) 등으로 테마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은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슈사가 생산하는 치료제 타미플루가 강제실시권에 의해 국내에서 복제될 가능성은 낮다"며 "제약주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문혜정/조재희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