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설계 서안의 신현돈 소장은 광장 및 공원 디자인분야 국내 일인자로 꼽힌다. 서울 도심 3대 광장 중 광화문광장과 청계천광장 설계가 신 소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신 소장은 인터뷰 내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상공모 당선 실적에서 그의 실력을 엿볼 수 있다. 공공부문만 보더라도 여의도 샛강생태공원,한류우드테마공원 수변하천,과천 국립과학관,은평뉴타운,청계천복원 조경연구,서울 선유도 공원화사업,청라생태공원,새국립중앙박물관 등의 설계가 그의 손을 거쳤다. 민간부문의 대표적인 조경디자인 상당수도 신 소장 작품이다. 삼성그룹 영빈관으로 활용됐던 서울 한남동 승지원 조경과 용인 호암미술관 내 전통정원 '희원' 디자인이 그의 대표작이다.

신 소장은 경원대 조경학과와 성균관대 대학원(조경학과)을 나온 순수 국내파다. 건축과 토목 설계가 주류를 이루던 1983년 국내 첫 조경설계 전문회사인 서안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조경에 한국 전통미를 접목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개국 초 신흥세력인 정도전은 북악산을 주(主)산으로 하고 집을 남향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무학대사는 북악주산설을 채택할 경우 5대 이내에 왕위 찬탈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죠.정도전의 주장을 택하면서 무학대사가 지적한 액운도 피하기 위해 주작대로(광화문4거리~종로2가~소공동~남대문)를 만들게 되고…."

신 소장은 인터뷰 도중 마치 역사학도와 같은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역사서는 물론 시사잡지까지 탐독했다고 한다.

상도 잇따라 받았다. 청계천복원 설계가 올해 미국조경가협회(ASLA)가 주는 '아너 어워드' 상을 받았다. 신 소장은 또 광화문광장,청와대 버들마당,한강르네상스 사업 등에서 창의적인 조경설계를 선보인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실 특별공로상도 수상했다. 신 소장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공간을 만든다는 게 디자인 철학"이라며 "자연을 살린 채 소백산맥 스카이라인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영주 부석사의 절 배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