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30 총선에서 일본 민주당의 승리가 확정됨에 따라 새 정부 각료들의 하마평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특히 재무상 외무상 관방장관 등 정부 내 3대 요직이 주목 대상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선거기간 중 "정부 내 핵심 각료에는 정치인을 기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기류로는 재무상엔 과거 대장성(현재 재무성) 관료 출신인 후지이 히로히사 민주당 최고고문(77)이 유력하다. 민주당은 집권하자마자 자민당이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처음부터 다시 짤 방침인 만큼 즉각 재무성 조직과 업무를 장악할 수 있는 후지이 고문이 적임자로 꼽힌다.

후지이 고문 자신은 통상산업성(현재 경제산업성) 출신의 재정통인 오카다 가쓰야 당 간사장을 재무상에 기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오카다 간사장은 재정재건론자로 소비세 인상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4년간 소비세를 올리지 않겠다는 선거공약과 충돌할 수 있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대표와 당 대표 선거에서 경쟁하기도 했던 오카다 간사장은 외무상으로 거론된다.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외교 · 안보 공약이 왔다 갔다 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원칙주의자인 오카다 간사장을 외무상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내각의 대변인인 관방장관에는 간 나오토 당 대표대행이 유력하다. 간 대표대행은 관료집단 개혁에 의욕적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간 대표대행을 후생노동상에 임명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총선 직전 당 대표에서 물러났던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의 거취도 초미의 관심이다. 오자와 대표대행이 사실상 총선 전략을 주도한 데다 당내 최대 계파의 보스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하토야마 대표는 당의 책임자인 간사장을 맡기거나 내각에 부총리직을 신설해 오자와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신설될 연금담당상에는 연금 부실 관리의 문제점을 폭로해 '미스터 연금'으로 불리는 나가쓰마 아키라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딸로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다나카 마키코 전 외상도 각료 후보다.

또 민주당이 사민당 국민신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할 경우 두 당에도 각료 한 자리씩을 나눠줄 것으로 보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