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는 다음 달 4일 실업률(8월)이 발표될 때까지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일부 대형 금융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거래위축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3월 초 이후 급등한 뉴욕증시가 재상승하기 위해선 건강한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월가 투자자들이 이번 주까지 휴가를 즐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토비아스 레프코비치 수석 자산전략가는 "가을에는 미국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 S&P지수가 현재보다 약간 낮은 1000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뉴욕증시가 하락하면 다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따라서 경제 회복 강도를 가늠하게 하는 경제 관련 통계 결과에 따라 지수가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 통계는 여전히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8월 실업률이 7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기업들이 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릴 정도로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켓워치는 시장 전문가들이 8월 중 일자리가 25만개가량 없어질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7월에 사라진 일자리는 24만7000개였다. 이틀 앞서 2일에는 ADP(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의 민간고용보고서가 발표돼 민간부문 고용시장 상황을 보여줄 예정이다.

반면 1일 발표되는 미 공급자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지수가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증시 투자심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달 48.9를 기록한 제조업지수가 50을 넘으면 당초 예상대로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극심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그동안 재고를 과도하게 줄여 온 제조업체들이 최근 들어 생산활동을 강화하면서 제조업 관련 지수들이 일제히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경제 낙관론자들은 실업자 증가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경기에 불을 지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2일 나오는 7월 공장 주문도 한 달 전에 비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미국 경제 현황은 지난 11일,12일 열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좀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회의 때 나온 성명서에서는 FRB는 미국 경기를 낙관적으로 진단했다. 실업률 증가,가계소득 감소로 위험요인이 여전하지만 가계소비도 안정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업활동 분야에서는 인력 감축과 투자위축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재고 감축으로 생산활동이 증가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이 밖에 이달 말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앞서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논의될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일지도 주목대상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