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미봉남->통민봉관 ->통미통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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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내내 대남 유화 제스처
대북지원 등 실리 챙기기
대북지원 등 실리 챙기기
북한이 8월 내내 대남 유화 공세를 펴고 있다. 올 들어 잇단 무력 도발을 감행하며 대미 · 대남 긴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던 북한이 이젠 미국과 남한을 향해 적극적으로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당국 간 대화는 없다"고 외쳤던 북한이 스스로 '통미통남(通美通南)' 기조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약속하고 30일간 억류했던 남측 선박 연안호 선원들을 풀어줬다. 또 지난 21일 군사분계선 통행제한 해제를 통보하는 등 남북경협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 사업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대남 유화 제스처는 북측이 전통적 대남기조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형식상이나마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등을 돌린 마당에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제문제와 새로운 후계구도 구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북 당국자가 대화를 통해 남측의 지원을 얻어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대외 위협 등을 통해 명분을 쌓아 후계구도를 만들어 갔다면 이제는 실리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인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의 변환)'처럼 북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대남기조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 등을 약속,'통민봉관(通民封官)'전술을 펼치며 우리 정부의 분위기를 살폈다. 꽉 막혔던 남북경협 사업의 물꼬가 풀리면 남측이 당국자 간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북한 나름대로의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과 관련,"경협사업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못박자 북한은 결국 통민봉관기조에서 탈피해 정부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의미하는 '통미통남'의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왔던 김기남 노동당 비서 일행이 체면 손상을 무릅쓰고 청와대 면담을 희망,체류일정을 연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재개 의사를 전한 장면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북한은 이 자리에서 '북핵해결'의 원칙을 강하게 제시하는 현 정부의 확고한 대북원칙을 확인하고 대화 재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측의 쌀 · 비료 지원,'달러 박스'인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현 정권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문제 등을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북한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약속하고 30일간 억류했던 남측 선박 연안호 선원들을 풀어줬다. 또 지난 21일 군사분계선 통행제한 해제를 통보하는 등 남북경협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 사업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대남 유화 제스처는 북측이 전통적 대남기조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형식상이나마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등을 돌린 마당에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제문제와 새로운 후계구도 구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북 당국자가 대화를 통해 남측의 지원을 얻어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대외 위협 등을 통해 명분을 쌓아 후계구도를 만들어 갔다면 이제는 실리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인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의 변환)'처럼 북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대남기조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 등을 약속,'통민봉관(通民封官)'전술을 펼치며 우리 정부의 분위기를 살폈다. 꽉 막혔던 남북경협 사업의 물꼬가 풀리면 남측이 당국자 간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북한 나름대로의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과 관련,"경협사업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못박자 북한은 결국 통민봉관기조에서 탈피해 정부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의미하는 '통미통남'의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왔던 김기남 노동당 비서 일행이 체면 손상을 무릅쓰고 청와대 면담을 희망,체류일정을 연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재개 의사를 전한 장면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북한은 이 자리에서 '북핵해결'의 원칙을 강하게 제시하는 현 정부의 확고한 대북원칙을 확인하고 대화 재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측의 쌀 · 비료 지원,'달러 박스'인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현 정권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문제 등을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