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저가 골프회원권을 분양받은 뒤 운영업체의 부도로 회원권이 유명무실하게 된 사례가 발생했다. 해외 골프회원권 분양이 잇따르는 가운데 유사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BFR 회원 설명회'에 50대 이상 장 · 노년층 500여명이 모였다. 일본 벳푸의 BFR골프장이 2007년 말 부도가 나 법정관리 상태에서 최근 새로운 업체가 BFR자산을 인수,이날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는 자리였다. 새 업체는 회원들에게 기존 회원권의 가치를 분양가의 1%에도 못 미치는 500엔만 인정하고,연회비를 받는 조건으로 10년간 이용할 수 있는 '플레이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BFR가 2007년 서울사무소를 설립한 뒤 부도가 나기 전까지 회원을 대거 모집했다는 점이다. 2007년 회원권을 산 A씨는 "2007년 60만~100만엔을 받고 2000명이 넘는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안다"며 "골프장을 제대로 한 번 이용하지도 못하고 회원권을 날리게 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B씨는 "일본 회원 4000여명,한국 회원 4000여명을 모았지만 변변한 회원 장부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대 골프장에서도 회원권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원권 값이 싼 저가회원권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높다는 입장이다. 한 골프업계 관계자는 "국내 골프장도 최소 몇 천만원 이상인 회원권을 해외에서 1000만원 미만에 분양한다면 일단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