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뽑은 내인생 詩한편]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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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눈물은 왜 뜨거운가…
눈물은 왜 짠가.눈물은 왜 뜨거운가.가슴이 미어지도록 온몸을 적시는 눈물의 샘은 어디인가.어머니라는 말만큼 우리를 울리는 단어는 없다.둥글게 입을 모으고 ‘ㅇ’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부드럽게 두 팔을 벌리고 ‘ㅁ’‘ㄴ’의 품으로 나를 보듬어 안는 어머니.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늘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그러나 어머니도 힘들고 지칠 때마다 ‘외할머니’를 보고싶어하는 자식이다.
그런 어머니의 외로움을 모르고,슬픔도 헤아리지 못하고 속없이 퉁박만 주었다니….‘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에게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정말로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눈물은 왜 뜨거운가…
눈물은 왜 짠가.눈물은 왜 뜨거운가.가슴이 미어지도록 온몸을 적시는 눈물의 샘은 어디인가.어머니라는 말만큼 우리를 울리는 단어는 없다.둥글게 입을 모으고 ‘ㅇ’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부드럽게 두 팔을 벌리고 ‘ㅁ’‘ㄴ’의 품으로 나를 보듬어 안는 어머니.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늘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그러나 어머니도 힘들고 지칠 때마다 ‘외할머니’를 보고싶어하는 자식이다.
그런 어머니의 외로움을 모르고,슬픔도 헤아리지 못하고 속없이 퉁박만 주었다니….‘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에게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정말로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