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앞으로 서울대 로고나 상징물을 사용하려는 모든 사람들은 사전에 대학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사용 요금도 내야 한다.

서울대 상표관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표관리규정 초안이 지난 25일 열린 규정심의위 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다고 31일 밝혔다.

초안은 9월 16일로 예정된 서울대 규정심의위 본회의와 학장회의，평의회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초안의 핵심은 서울대 관련 브랜드의 무단 사용을 막고 이를 사용하는 졸업생이나 제3자로부터 일정액의 사용료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서울대와 무관한 제3자는 서울대 관련 상품을 제조하는 등 특정한 경우에만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어 관련 마크 사용자는 사실상 서울대 동문으로 한정된다.서울대는 상표 이용료의 구체적 액수와 납부방식 등은 초안이 확정되면 세부지침으로 정할 계획이다.

이 초안에 따르면 사용자가 마음대로 서울대 관련 로고나 상징물의 도안이나 색상을 바꾸는 등 상표가치를 훼손하는 행위가 금지된다.상표관리위원장인 신희택 교수는 “(사용을 원하는 개인이나 업체로 하여금) 미리 정해둔 몇 개의 옵션 가운데서만 선택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서울대는 이를 위해 상표관리위 산하에 미대 소속 전문가로 구성된 대학 정체성(UIㆍUniversity Identity) 소위원회를 신설해 도안 작업을 맡기기로 했다.또 산하 단과대와 대학원，연구소 등이 개별적으로 제작해 사용 중인 상표 현황도 파악해 재정비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상표의 무단 또는 변경 사용 등의 행위를 경고한 뒤에도 시정되지 않을 때는 고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이를 담당할 전담 직원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 교수는 “기업 외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번 규정 마련이 국내 대학 전체가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